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헌법재판소에 불을 지르자는 취지의 글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희석)는 협박과 협박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게시글에 피해자들에게 직접 위해를 고지했다고 볼 만한 내용이나 대상이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지난해 3월 신설된 '공중협박죄'를 언급하며 "해당 법이 신설된 사실 자체가 기존 협박죄로는 이 같은 사건을 처벌할 수 없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위협까지 기존 협박죄로 처벌할 경우 개인의 의사결정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협박죄가 공공질서 유지를 위한 처벌 규정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지난해 1월1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튿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헌재에 가능하면 들어가지 말고 불 지르면 좋은데"라는 제목 등 헌재를 방화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7차례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날 "방어 수단 챙겨가라 경찰이 폭력 쓰면 망치로 때려죽여"라는 제목으로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경찰관을 살해하거나 폭행하도록 부추기는 취지의 글을 10차례 작성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A씨가 헌재 보안 담당 공무원과 경찰관 8명 등을 협박했거나 협박하려 했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심은 A씨가 해당 글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할 의도로 게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A씨가 위해를 고지했고 피해자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인식한 미필적 고의도 인정된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역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