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방에 욕조가 웬 말" 청년 뿔났다...국토부 결국 재검토

이은 기자
2026.08.21 21:19
지난 18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고시원의 모습./사진=뉴스1

고시원 내 욕조 설치를 허용하려던 규제 개선안을 국토교통부가 재검토하기로 했다. 1인 가구의 주거지로서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거센 반발이 나오면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의 행정예고 과정에서 고시원 이용자, 관련 협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욕조 설치 완화 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2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은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는 고시원의 개별실 내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등 학습시설을 반드시 갖추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동안 고시원이 학습시설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독립 주거시설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마다 취사 시설과 욕조를 두는 것을 제한하고,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인 가구 증가와 전셋값 상승, 월세 부담 증가 등 주거 환경이 변화하면서 국토부는 고시원을 도심의 주거 대안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토부는 고시 개정을 추진했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고시원에 욕조를 설치할 게 아니라 고시원보다 나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고시원에 살아보지는 못하더라도 사는 사람들 얘기라도 들었어야지" "그 좁은 방에 욕조 넣고 사용하면 습기와 곰팡이는 어떻게 할 거냐?" "주거 불안정에 고통받는 청년들을 우롱하는 것" "고시원에 욕조 넣는다고 빌라나 아파트가 된다고 생각하나" "창문도 없는 곳이 있는데 욕조는 무슨" 등 이번 개정안을 두고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발이 이어지자 국토부는 결국 해당 개정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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