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도 동학혁명" 집안 이야기로 신청?…유족수당 연 120만원

전형주 기자
2026.08.27 15:16
전북특별자치도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선조의 참여 사실을 입증할 사료 없이 집안에 전해지는 이야기만으로 유족 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은 전북 정읍시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사진=뉴시스

전북특별자치도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연 12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선조의 참여 사실을 입증할 사료 없이 집안에 전해지는 이야기만으로 유족 등록을 신청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에 1년 이상 거주한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연 120만원씩 지급한다. 올해 예산은 8억6800만원으로, 도와 시·군이 3대7로 부담한다. 지급 대상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상 유족으로 결정·등록된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다.

동학농민혁명은 동학교도와 농민이 주축이 된 민중항쟁이다. 약 30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며, 참여자 중 수만명이 전투에서 숨지거나 진압 과정에서 희생됐다. 패전 뒤에는 전국 각지에서 처형이 이어졌다. 전봉준 등 재판 기록이 남은 지도부와 달리 이름 없는 농민군은 기록조차 남지 않은 경우가 많다. 참여자 가족도 가산 몰수와 추방 등 보복을 당할 수 있어 가담 사실을 숨겼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185건 가운데 조선 정부가 생산한 자료는 122건인 반면, 참여자가 남긴 자료는 30건에 불과하다. 남아 있는 자료도 정부의 진압 보고서나 지도부가 작성한 문서, 체포된 농민군 명단과 판결문 등에 편중돼 있다. 이 때문에 전투에서 이름 없이 숨지거나 신분을 감춘 일반 농민군 개개인의 참여 사실을 확인할 자료는 충분히 남아 있지 않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유족 등록 신청자에게 선조의 참여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나 문헌이 없으면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자세히 서술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참여자와 신청자의 관계는 제적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뿐만 아니라 '족보'로도 확인한다. 객관적 사료 없이 가족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와 문중에서 편찬한 족보만으로도 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심사 방식을 두고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인정 문턱이 독립유공자 심사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보훈부의 독립유공자 인정 비율은 신청자의 6.7%에 그친 반면, 동학농민혁명은 신청자의 83.2%가 참여자로 인정됐다. 심사 목적과 대상이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인정률은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명예 회복을 위해 마련된 심사 결과가 현금성 수당 지급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면서 온라인에서는 "연개소문 후손입니다. 저도 120만원 주세요", "행주산성 건설 노동자들 피해 보상금도 줘야 한다"는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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