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11만~22만원짜리 불꽃축제 유료 입장권은 50만원까지 뛰었고, 무료 한강공원 명당의 돗자리는 4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나아가 아파트 거실과 카페 관람 패키지까지 중고 플랫폼 등을 통해 거래 대상이 되면서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세계불꽃축제'를 둘러싼 웃돈 거래가 관람 공간 전반으로 번졌다. 단순히 유료 좌석만 거래 대상이 된 게 아니라 좋은 위치에서 불꽃을 볼 수 있는 '관람 기회' 자체에 가격이 붙었다.
7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과 관련 보도 등을 종합하면 지난 5일 열린 서울세계불꽃축제 2026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 노들섬 유료 관람구역인 '오렌지플레이존' 입장권은 최고 5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정가는 구역별로 11만~22만원이었지만 최대 2배가 넘는 웃돈을 붙인 매물이 등장한 것이다.
입장권만 거래된 게 아니다. 정가가 최대 30만원인 스타벅스 여의도한강공원점 불꽃축제 관람 패키지는 65만원에 되팔겠다는 글이 등장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한강공원 명당을 대신 맡아주겠다며 4인 기준 40만원을 요구하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30만원을 줄 테니 자리를 대신 맡아달라는 구인 글에는 수십명이 지원했다.
이 같은 웃돈 거래는 과거에도 반복됐다. 2022년에는 한강변 아파트 발코니나 빈집을 빌려주겠다는 글이 등장했고, 공식 유료 관람석이 처음 도입된 2024년에는 입장권뿐 아니라 한강공원 자리 맡기와 돗자리 명당, 아파트 베란다, 호텔 숙박권까지 거래 대상이 됐다.
무료 초대권과 유료 입장권을 넘어 돗자리와 자리 맡기, 베란다와 거실, 카페 좌석과 호텔 패키지까지 거래 대상이 확대된 셈이다. 돗자리 자리나 아파트 거실·베란다 대여 등을 법적인 의미의 '암표'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정된 관람 기회를 먼저 확보한 뒤 웃돈을 붙여 넘긴다는 점에서는 입장권 암표와 거래 구조가 닮았다.
과거 인기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입장권에 웃돈을 붙여 파는 게 전형적인 암표였다면 이제는 좋은 위치에서 인기 행사를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거래 대상이 되고 있다. 돗자리 자리부터 아파트 거실·베란다, 카페 좌석과 숙박 패키지까지 거래되는 불꽃축제가 대표적인 예다. 현행법이 공연·스포츠 등 특정 입장권을 중심으로 규제하는 사이 희소한 '관람 기회'에 가격을 붙이는 거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무엇을 사고파느냐에 따라 규제 여부도 달라진다.
올해는 영화관에서도 암표 논란이 불거졌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흥행하면서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 이른바 '용아맥' 티켓은 양도 플랫폼에서 12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일반 티켓 가격이 시간대와 요일에 따라 1만7000~2만2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정가의 최대 7배 수준이다.
CGV는 지난달 27일부터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의 예매 가능 수량을 1회·하루 최대 4장으로 한시적으로 제한했다. CGV는 "보다 많은 고객에게 예매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예매 환경을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며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예매 및 영리 목적의 티켓 재판매 행위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웃돈 거래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현행 규제와의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공연과 스포츠 입장권의 부정구매·부정판매 규제를 강화했다. 그러나 불꽃축제는 공연법상 '공연'에 해당하지 않아 해당 규제를 적용하기 어렵고 영화 역시 공연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반면 KTX·SRT 등 철도 승차권의 웃돈 거래는 철도사업법으로 별도 규제한다. 철도사업자가 아닌 사람이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승차권을 구입가보다 비싸게 판매하거나 알선하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코레일과 SR은 2025년 설 207건, 추석 148건의 명절 승차권 암표 의심 사례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정부는 현행 암표 규제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추가 법 개정도 예고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암표 방지 관계기관 합동 점검 회의에서 최근 '오디세이'를 둘러싼 영화관 암표 문제를 언급하며 "영화도 암표를 막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영화 분야의 암표 거래를 규제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