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2억 쓰고 난동…"저도 끊고 싶어요" 청소년 1777명 자진신고

도박에 2억 쓰고 난동…"저도 끊고 싶어요" 청소년 1777명 자진신고

오문영 기자
2026.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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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5.5세·10개월간 300만원 도박…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
도박자금 떨어지자 사기·절도, 불법 대출 피해도

삽화는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삽화=이지혜 디자이너
삽화는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삽화=이지혜 디자이너

3개월간 운영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1700명이 넘는 청소년이 도박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로 평균 10개월 동안 300만원을 도박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 불법 대출에 손을 대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다.

경찰청은 교육부와 성평등가족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지난 5월18일부터 8월31일까지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 결과 총 1777명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제도는 2024년 대전경찰청을 시작으로 8개 시도청이 자체 시행해오던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다. 자진신고가 접수되면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전문상담사가 초기 면담을 하고, 도박 문제 수준에 따라 전문기관의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신고자 가운데 청소년 본인이 직접 신고한 경우는 1501명(84.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보호자 신고는 276명(15.5%)이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963명(54.2%)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813명(45.8%), 초등학생 1명(0.1%) 순이었다.

신고 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5.5세였다. 도박 기간은 평균 10개월, 도박금액은 평균 300만원으로 집계됐다. 도박 유형은 슬롯·바카라 등 카지노형 게임이 95.9%를 차지했다.

울산에서는 한 청소년이 용돈을 요구하며 어머니를 폭행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된 뒤 SPO 면담 과정에서 2년간 도박에 2억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도박을 함께하던 청소년 14명이 도박자금이 떨어질 때마다 사기·절도 범행을 저질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을 비행써클로 보고 해체한 뒤 전문기관과 연계해 사후관리하고 있다.

도박자금을 마련하려다 불법사금융 피해를 본 사례도 있었다. 서울에서는 17세 청소년이 대부업자에게 35만원을 빌리면서 이자 100%를 부담했고, 경기에서는 16세 청소년이 텔레그램을 통해 도박자금 115만원을 빌리면서 선이자 77%를 냈다. 돈을 갚지 못하자 업자들은 가족과 친구에게 대신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거나 도박 사실을 알리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을 압박했다.

충북에서는 학교전담경찰관의 예방교육 등을 계기로 지역 중·고교생 116명이 자진신고했다. 이 가운데 한 15세 청소년이 친구들을 설득하면서 한 학교에서만 30명이 함께 신고하기도 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을 전문기관의 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하고 있다. 현재 초기면담을 마친 1504명 가운데 1430명(95.1%)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전문기관으로 연계됐다.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한 청소년 222명 가운데 166명은 경찰관서별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훈방 또는 즉결심판 청구 등 선처를 받았다. 56명은 입건돼 송치됐다.

경찰은 면담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도박사이트 464개에 대해서도 폐쇄·삭제 등을 요청했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확인된 청소년 5명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와 연계해 불법추심 중단과 채무자 대리인 신청 등을 지원했다. 고금리 등 피해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전문기관 연구를 통해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 효과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소년과 학부모, 상담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제도 운영 여부와 시기·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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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문영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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