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법개정(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 수위에 대해서는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김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라며 "국민의힘도 결국은 5·18을 인정할 것인지, 모욕할 것인지. 또 김영삼 대통령을 승계할 것인지 아니면 김영삼과 5·18을 부정하는 반역사와 한편이 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며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중도보수 세력과 대화하고, 교섭단체 정수 조정 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했다. 정치개혁을 추진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중앙정부·지방정부·국회와 기업이 참여하는 민주적 8자 협의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정치와 기업의 관계를 두고는 "종합적 국익 관점에서 민주적 상호 견제와 창조적 전면 협력이 배합된 정경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특히 한미관계에 대해 새로운 영점(零點)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이제 지났다"고 했다. 이어 "미북 양국이 전격적 관계 개선을 이룰 상황을 감안해 대한민국은 독자적 안보 역량을 미리 강화해둬야 한다"며 "(한미 관계를 포함해) AI(인공지능)와 인구문제 등에 있어 과거 시각을 버리고 새로운 관점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어났다는 게 한미 관계 변화의 본질"이라며 "반도체와 조선 강국인 한국은 일본 못잖은 미국의 전략파트너이고 미국이 한국보다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보던 상황도 변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늘 젊은 세대는 일본에 밀린다는 열등감도, 일본과는 안 된다는 저항감도 과거보다 작다"며 "역사든 국익이든 지킬 건 지키되 협력할 건 협력하자는 실용적 대일관이 커지고 있으며 최태원 SK 회장도 법륜스님도 모두 한일 경제협력을 제안하고 있다"고 했다.
주택공급에 대해서는 "3기 신도시를 2030년까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례없는 속도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가 제안한 물재생센터 등을 포함한 복합개발 논의도 필요하다"며 "국회와 대법원 인근 고도제한도 권위주의 시대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공급 확대를 위한 추가적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거다.
당과 청와대 관계에 대해서는 "창조적 당정 수평관계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대통령이 당론 결정에 참여하고 당이 인사를 추천하는 원칙을 수립했다"며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당정 일치는 책임 정치와 정치 안전의 안전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거창한 정치개혁을 말하기 전에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고 제안했다. 당별로 모여앉는 현 구조 대신 '가나다' 순으로 좌석을 섞어 배치하자는 거다. 김 대표는 "마주보고 싸우는 건 상임위에서 하면 충분하다"며 "지도부끼리 모여 앉자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뒤에 같이 앉아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