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항소심서 "오세훈이는 몰라요" 명태균 통화녹취 증거채택

오석진 기자, 이혜수 기자
2026.09.16 17:39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에게 그 비용을 대납시킨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에서 새로운 통화녹취가 증거로 채택됐다. 후원자인 김한정씨와 명씨 사이 통화녹취에는 명씨가 "오세훈은 모른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1심 유죄 판단 근거와 배치되는 증거인 탓에 항소심 향방을 가를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16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오 시장 공판에서 사업가 김씨 측이 제출한 통화녹취를 증거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부동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증거를 채택했다. 특검팀은 증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증거가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증거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법정에서 녹취를 틀고 증거조사도 진행했다.

녹취록에는 명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할게" "오세훈 간이 작다. 진짜 작습니다"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됐다.

명씨 발언에 김씨는 "오세훈이 깨끗하다니깐 오세훈이 정치자금법 이런걸로 이름 알렸다"며 "집안에 돈도 많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김씨와 명씨는 '오 시장이 사람을 믿지 않고 간이 작아서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취지로 계속해서 통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이 녹취록은 1심 재판과정에서는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으나 최근 김씨가 발견해 제출했다. 김씨 측은 지난 7월 1심 판결 선고 후 제주도 별장에 있던 휴대폰에서 녹음 파일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1심 유죄 판단 근거와 배치되는 새 증거가 나온 것이 항소심 향배를 가를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오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본인 지시 없이 사업가 김씨가 명씨와 직접 소통하고 벌인 일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이번 녹취가 해당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지목된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를 10차례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김씨가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 계좌로 합계 3300만원 상당을 대납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오 시장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 후원자인 김씨가 명씨에게 건넨 3300만원 중 2100만원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해당 비용이 들어간 여론조사는 오 시장 의뢰로 진행됐으며 대납 역시 오 시장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특히 명씨 주장 일부에 대해 신빙성을 인정했다.

오 시장 측은 1심 선고 직후 곧바로 항소했다.

벌금 1000만원의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집행유예 포함)이 선고되고 확정되면 5년간 공무담임 등의 제한 규정에 따라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 자는 직에서 퇴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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