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통닭을 먹고 싶다."
93세 아버지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사연이 뜻밖의 '동네잔치'로 이어졌다. 먹고 싶은 치킨을 참아보려다 결국 딸에게 부탁한 사연이 알려지자 해당 치킨 업체가 상품권을 보냈고 딸은 동네 어르신들에게 치킨을 나눠드렸다.
6남매 중 막내딸이라고 밝힌 A씨는 최근 SNS(소셜미디어)에 아버지와 나눈 통화 내용을 공유했다. A씨 아버지는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시골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지난 9일 아버지는 전화로 "네가 지난번에 사다 준 양념통닭 있지 않니. 그게 먹고 싶어서 자꾸 생각이 나 전화했다"며 "참아보려 했는데 자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A씨가 "금방 시켜 드릴게요. 30분만 기다리세요"라고 하자 아버지는 사투리로 "미안허다"고 답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치킨 주문하면서 펑펑 울었다. 그게 뭐라고 93세 우리 아버지는 얼마나 망설이다 전화하신 걸까. 워낙 자존심이 강하고 대쪽 같은 분이라 부탁을 잘 안 하신다. 미안하다면서 먹고 싶다고 하시니 눈물을 못 참겠더라"고 말했다.
이 사연은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됐다. 한 치킨 업체는 A씨의 게시물에 "마음이 뭉클했다"며 "다음에 또 생각나실 때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댓글을 남긴 뒤 A씨에게 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보냈다.
A씨는 상품권을 자신과 아버지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후속 글을 통해 선물받은 상품권으로 양념통닭 9마리를 주문해 아버지 동네 어르신들에게 한 마리씩 나눠드렸다고 밝혔다.
주문 금액은 총 20만7000원이었다. 치킨집 사장은 상품권 사용 방법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에 문의하던 중 A씨의 사연을 알게 됐다고 한다. 사장은 초과 금액인 7000원을 거절하며 "그건 안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A씨는 치킨을 동네 어르신들에게 한 마리씩 전달했다며 "진짜 너무들 좋아하셨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들 한 번씩 꼭 안아드렸더니 '아버지한테 잘해서 고마워. 예뻐' 하시면서 등을 두드려 주시는데, 우리 엄마 생각나서 눈물이 핑 돌았다"며 "덕분에 우리 동네 양념통닭 파티 중"이라고 치킨 업체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버지도 딸이 어르신들에게 치킨을 나눠드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좋아했다고 한다.
A씨는 고령인 아버지가 자신이 SNS에 글 올렸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TV나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버지뿐 아니라 동네 어르신들까지 챙기다니 멋지다", "치킨 업체와 사장님도 대단하시다", "동네잔치 엔딩이라니 완벽하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