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이 지도부 공백과 내부 사기 저하 속에 출범을 앞두고 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 체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어 조직 전환의 혼란기에 구성원들을 이끌 구심점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선 공소청의 연착륙을 위해 남은 검사들에게 새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다음달 2일부터 수사 기능을 내려놓고 기소와 재판 업무를 중심으로 재편된다. 공소청은 검사 정원의 80~85%인 1830여명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현원 2000여명 가운데 중수청 임용 예정자 90여명과 사직 예정자 등을 뺀 수치다.
직제 조정을 마무리한 만큼 부서별 역할과 인력 배치를 조정하고 구성원들을 다독여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나 검찰은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다. 검찰총장 자리는 심우정 전 총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이후 비어 있다. 총장 직무를 대행하던 구자현 대검 차장검사는 지난 7월31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정현 수원고검장이 지난 22일 신임 대검 차장으로 임명됐지만 단기간에 분위기 수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검찰 관계자는 "수장의 부재는 조직의 역할 자체가 바뀌는 시기에 더 큰 부담"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기관에 파견된 검사들을 불러들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검사의 업무가 달라지는 만큼 외부 파견을 줄이고 인력을 공소청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법무부에 따르면 준비단·추진단 등 비상설 기구와 해외 파견을 제외한 국내 18개 기관에서 검사 27명이 근무하고 있다. 같은 기준의 파견 인원은 2024년 37명에서 지난해 29명으로 줄었고 올해도 감소했다.
과거 검찰개혁 과정에서 파견검사의 전원 복귀가 추진된 전례도 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2019년 10월 외부기관 파견검사를 모두 복귀시켜 형사부와 공판부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검찰개혁 방안을 요구한 다음 날 나온 조치였다. 파견을 줄이고 민생사건 처리와 재판 업무에 인력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런 변화 속에 검사들 사이에서는 법무부나 대검 발령을 피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검사는 "차라리 이 시점에 지방이나 멀리 잠시 떠나있고 싶다"고 했다. 법무부와 대검은 검찰의 인사와 정책을 다루는 핵심 기관이다. 조직의 방향을 정하는 곳에서 일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싶다는 것은 검사들이 조직 개편 과정에서 많은 피로감과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 안팎에선 공소청장 등 인선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부서별 역할과 인력 배치를 조정하고 구성원들에게 운영 방향을 설명할 지도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도 "공소청의 조직 안정을 위해선 수장 인선과 함께 남은 검사들이 새 역할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비전이 필요하다. 지도부가 인사와 업무의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설득해야 출범 이후 조직을 추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