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에 이곳저곳서 혼란…법원도 "파견검사 권한 있나"

이혜수 기자
2026.10.05 13:28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한 2일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공소청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사진=뉴스1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서 각종 형사 사건 처리를 둘러싸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청에 있던 인력이 대거 중수청으로 빠져나간 데다 전산 문제, 관련 법령 정비 미비 등이 겹쳐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 체제가 출범했다. 완전히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들어선 것이다. 다만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못 했던 탓에 현장에서는 혼란이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공소청은 출범 첫날부터 업무에 혼선이 생겼다. 공소청은 당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편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부 민원 업무에 차질이 있었다. 당일 공소청을 방문한 민원인들은 전산시스템 오류로 인해 증명서와 벌금 납부, 사건 조회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소청은 대폭 줄어든 인력으로 인해 향후 업무 부담도 우려된다. 공소청은 검사 정원 2292명의 80∼85% 수준으로 출범했다. 기존 수사 기능이 폐지되면서 인력을 줄였지만 기존에 쌓여있는 사건 처리와 수사기관과의 업무 조율 등을 맡아야 해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중수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66%에 불과한 1900명으로 출범했다. 인선을 신속히 마무리하는 것이 시급한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중수청은 수사에 필수적인 컴퓨터 등 기본적인 장비조차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 상태다. 중수청이 입주한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의 6개 층만 우선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상적인 업무에 돌입하는 데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에 필요한 전산 시스템도 일부 기능만 구현할 수 있다. 중수청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일부를 손봐 사용하는데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엔 약 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새 체계 도입의 영향은 법원 재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공소청 출범 첫날 검사의 권한을 두고 법정에선 혼란한 상황이 연이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2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사건 공판에서 2차 종합특검팀에 파견됐던 기존 검찰청 검사의 출석이 적법한지 의문을 표했다. 재판부는 "검찰청 소속일 때 받은 파견 명령이 유효하단 규정이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며 10여분 만에 공판을 종료했다.

같은 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도 내란 특검팀의 파견검사 권한이 문제가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공소청으로 바뀌어 검사의 파견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법으로 따지면 명확한 게 없다"며 파견검사가 아닌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변론을 진행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은 '검찰청 검사는 공소청 검사로 본다'는 공소청법 부칙을 근거로 들어 별도의 경과 규정 없이도 계속 파견된 것으로 타당하다고 입장을 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도 같은 날 '별도 파견 명령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인사혁신처의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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