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딸 찾아달라" 경찰에 수차례 요청에도...제주서 숨진 채 발견

윤혜주 기자
2026.10.14 17:19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주에서 40대 아버지와 4세 딸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어머니가 사건 발생 전 경찰 등에 여러 차례 딸의 보호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8분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오름 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에서 40대 남성 A씨와 4세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서는 우울증 치료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서 생활하던 A씨와 40대 여성 B씨는 이혼 후 딸의 양육권을 두고 분쟁을 벌여왔다. A씨는 지난해 10월쯤 딸을 데리고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지난 3월 헤이그 아동반환청구 재판에서 승소한 뒤 딸을 데려오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그러나 딸이 어린이집에 일주일 넘게 등원하지 않자 지난 4월 서귀포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당시 경찰은 A씨를 통해 딸의 신변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항고심에서도 승소한 B씨는 다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A씨가 지난 2일 딸이 다니던 어린이집에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며 더는 등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경찰에 딸의 소재 파악과 보호를 요청했지만, 약 열흘 뒤 딸은 숨진 채 발견됐다. 딸을 데려오기 위한 강제집행은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었다.

B씨는 그동안 호주대사관과 인터폴, 법무부, 제주경찰청 등에 딸의 소재와 학대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음에도 비극을 막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지속해서 A씨 부녀의 상태를 확인했지만 위험 징후를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B씨의 요청 등에 따라 A씨 부녀를 직접 만나 면담하는 등 관리해 왔다. 지난달 28일 A씨와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도 특이 사항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귀포시 역시 아동학대 대응팀 등을 통해 총 8차례 대면조사를 진행했지만 위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지난 7월쯤 대면조사를 하러 갔을 때 외관상 학대 흔적은 없었고 대화를 나눠봐도 이상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주대사관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요청이 있었고 부모 간 분쟁도 있었기 때문에 면밀히 확인하고 있었다"며 "총 8차례 대면조사를 했을 때도 위험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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