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 너무 촌스러워"…이런 이유로도 개명할 수 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0.20 14:45

[송변의 법으로 본 이슈]

[편집자주] 유명인의 사건부터 생활 속 논란까지 일상과 맞닿은 다양한 사건을 법률과 판례를 바탕으로 변호사 기자가 쉽고 정확하게 풀어드립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아파트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인근 랜드마크와 교통 호재를 단지명에 담으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이 '경희궁센트레빌'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화성시 동탄구 '동탄파크자이'가 '동탄역자이'로 이름을 바꾸는 식이다.

아파트도 이미지를 반영해 이름을 바꾸는 시대다. 이미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 중에도 제 각각의 이유로 개명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은 어린 시절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초등학교 때 개명했다고 방송에서 밝혔다. 배우 오연서는 역술가의 조언을 계기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는 사람도 법원을 통해 개명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개명하려면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만 가능할까.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반인도 개인적인 사정에 따라 법원에 개명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은 개명의 필요성과 신청인의 의사, 개명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대법원은 이름이 개인을 식별하는 기능을 넘어 인격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개명에 관한 개인의 이익을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개명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이름의 사회적 의미와 기능, 개명으로 생길 수 있는 사회적 혼란과 부작용뿐 아니라 신청인의 의사와 개명의 필요성, 개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와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 이름에 사용된 한자가 흔히 쓰이지 않아 잘못 읽히거나 컴퓨터 문서 작성에 어려움이 있고 이름 때문에 성별을 오인받는 일이 잦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A씨가 개명을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당시 원심 법원은 개명을 허가할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해당 사정이 개명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있으므로 개명 신청권 남용 여부 등을 추가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개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2009년 이름이 흔하고 개성이 없으며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 든다는 주관적인 사유도 개명의 상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개명 이유가 개인적인 평가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이유만으로 개명을 허가할 만한 사유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시적인 변덕이나 즉흥적인 선택이 아니라 신중한 판단에 따른 것인지 등을 살펴야 한다.

과거에 개명한 적이 있다고 해서 다시 개명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은 2009년 미성년자 시절 한 차례 개명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개명 신청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개명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범죄를 은폐하거나 법령상 제한을 회피하려는 목적 등 개명 신청권을 남용한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허가받기 어렵다.

개명하려는 사람은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개명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법원은 신청 사유와 개명의 필요성을 살피고 필요한 경우 범죄경력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 개명 신청권 남용 여부를 심사해 개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면 허가서 등본을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개명신고를 해야 한다. 개명허가만으로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금융기관이나 통신사 등 민간기관의 정보까지 모두 자동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어서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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