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3부(고법판사 성언주 원익선 이희준)는 21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정 전실장과 서 전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선 제출된 증거만으로 범행을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관계 공무원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나포된 지 불과 이틀 만에 북송을 결정하고 5일 만에 이를 집행했다"며 "직권을 남용해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는 북한 주민들의 신체의 자유와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북한 주민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위법한 결정과 지시에 동원된 하급공무원들이 정신적 충격을 겪고 법적·도덕적 책임에 직면하게 했으며 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주민들까지 강제북송의 공포에 떨게 하는 등 파급효과와 부작용이 매우 크다"고 했다.
다만 이들이 이례적인 상황에 맞닥뜨려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을 수 있으며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거의 없는 점, 고령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정 전실장 등은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북한 어민 2명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북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어민들이 국내 법령과 절차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