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36년 전 딴 금메달, 아들도 목에 걸었다"...이현중 '모자' 진기록

윤혜주 기자
2026.09.21 06:18
20일 오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이현중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에이스' 이현중이 어머니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와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난 20일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67-57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5번째(1970·1982·2002·2014년) 아시안게임 우승을 차지했다.

이현중은 이번 아시안게임 6경기 내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12년 만의 우승을 진두지휘했다. 그의 활약은 대회 시작부터 결승전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3점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포문을 연 뒤, 인도네시아전(24점 10리바운드)과 일본전(16점 7어시스트)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점(9리바운드 5어시스트)을 폭격하며 팀을 준결승에 올렸고, 까다로운 상대였던 이란과의 4강전 역시 양 팀 최다인 26점 14리바운드로 코트를 지배하며 승리를 끌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승부처였던 일본과의 결승전, 이현중은 27점 18리바운드라는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한국 농구에 값진 금메달을 안겼다.

20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이현중이 기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현중은 어머니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의 뒤를 이어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진기록을 썼다. 성 이사는 현역 시절 한국 여자 농구를 대표했던 센터로, 1990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머니가 36년 전 섰던 아시아 정상에 이번에는 아들이 우뚝 선 것이다.

경기 직후 이현중은 "어머니가 별다른 말씀은 없으셨다. 오늘도 '너처럼 해라'고만 짧게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 같은 사람이 가족이라 내가 겸손해질 수 있었다. 어머니의 존재가 내겐 큰 행운"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이현중이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번 금메달 획득으로 얻은 병역 혜택은 이현중 커리어에 커다란 힘이 될 전망이다. 이현중은 2022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지만 꿈을 접지 않았다. 호주와 일본 무대를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 최저 수준의 연봉을 받는 1년 비보장 계약인 '이그지빗 10 계약'을 체결, NBA 입성 희망을 살렸다.

병역 혜택에 대해 이현중은 "안 기쁘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면제받았다고 대표팀이 끝은 아니다. 안 가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한국 농구에도 기여하겠다"고 했다.

또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싶다"며 "아시안게임을 치를 땐 아시안게임 정상이 목표였지만 이건 내 목표의 전부가 아니었다. 앞으로 월드컵, 올림픽, NBA 다 하고 싶다. '한국 농구가 잘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듣도록 더 열심히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현중은 대표팀과 함께 21일 귀국한 뒤 가족과 추석 명절을 보내고, 26일 포틀랜드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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