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한 북한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의 '북한' 호칭을 문제 삼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리성금은 23일 일본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49㎏급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정상에 섰다.
북한은 이날 강세 종목인 역도에서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챙겼다. 여자 역도의 간판 리성금은 여자 49㎏급 결승에서 인상 94㎏, 용상 121㎏, 합계 215㎏을 들어 올리며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했다. 인상 첫 시도부터 참가 선수 중 유일하게 90㎏을 신청해 성공시킨 리성금은 94㎏을 들어 세계신기록을 썼다. 이어 용상에서도 116㎏으로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한 뒤 121㎏까지 성공해 용상과 합계 부문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리성금과 함께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북한 대표팀 관계자는 한국 기자가 첫 금메달 확보 소감을 묻는 과정에서 '북한'을 언급하자 말을 끊었다. 이 관계자는 "말을 똑바로 다시 하십쇼"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해당 기자가 북한을 '조선'으로 지칭하며 다시 질문을 던졌지만, 끝내 답변을 거부했다.
북한은 '북한' 호칭에 민감하다. 개막 전에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가 일본 언론을 상대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 국호 사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북한 측이 국제 스포츠 대회 기자회견에서 한국 취재진의 국호 표현을 걸고넘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에서 도쿄 베르디를 1-0으로 꺾고 우승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역시 국내 취재진의 '북측' 표현에 거세게 반발하며 기자회견 도중 퇴장한 바 있다.
당시 리유일 내고향 감독과 통역관은 "국호를 제대로 불러달라"고 맞받아쳤고, 선수 김경영 역시 "우리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결국 두 사람은 추가 질문을 거부한 채 자리를 떴다. 리유일 감독은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사령탑 시절에도 '북측' 표현을 쓴 취재진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시정해 질문하지 않으면 답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전력이 있다.
과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북한' 대신 '북측'을 요청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북측'마저 거부한 채 정식 국호만을 고집하며 스포츠 현장에서도 노골적인 대결 기조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