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번 반복 실험, 안 해도 돼"…과학자의 '말' 이해하는 AI

박건희 기자
2026.10.14 10:00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자율실험실용 AI 모델 개발

이번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안광노 선임연구원, 아밀레자 모타펙(Amirreza Mottafegh) 박사후연구원 /사진=한국화학연구원

AI(인공지능)가 연구자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실험 계획을 세우는 자율실험실용 모델이 나왔다. 실제 화학 실험에 적용한 결과 촉매 탐색에 드는 시간이 약 4분의 1로 줄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안광노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자연어로 된 지식을 실험에 필요한 정보로 변환하는 '인간 참여형 최적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케미컬 인포메이션 앤 모델링'에 지난 8월 게재됐다.

자율실험실은 AI가 스스로 변수를 바꿔가며 최적의 조건을 찾는 연구 시스템이다. 정해진 실험만 반복하는 자동화 장비와 달리, 학습을 토대로 AI가 다음 실험을 스스로 선택한다.

연구팀은 언어모델이 연구자의 말을 토대로 다음 실험 조건을 고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자가 말로 지식을 전달하면, 언어모델은 이 지식을 AI가 활용할 사전정보와 제약조건으로 자동 변환해 실험 탐색에 반영한다.

연구자의 지식이 틀릴 경우 AI가 연구자의 조언을 스스로 검증하는 '적응형 신뢰도 검증' 기능도 더했다. 일종의 안전장치다. 사전지식이 실제 데이터와 일정 수준 이상 어긋나면 적용을 자동으로 멈추고 데이터 탐색 모드로 전환한다.

실제 연구팀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주자, 언어모델은 오류를 걸러내고 데이터를 재탐색했다. 연구팀은 "밤새 무인 가동되는 자율실험실에서 특히 의미가 큰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실험 데이터로 구성한 가상 실험 환경에서 모델을 검증한 결과, 실험에 드는 시간이 크게 줄었다. 여러 원료를 한 번에 결합하는 반응을 탐색할 때 필요한 실험 횟수는 기존 30회에서 10회 이내로 줄었다. 전기전도성 복합소재 반응을 알아내기 위한 탐색 횟수는 기존 20회에서 3~5회 수준으로 줄었다.

안광노 선임연구원은 "연구자와 AI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연구하도록 돕는 실험 동료이자 자율실험실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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