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들어 식사 후 속이 더부룩한 불편감을 느끼는 날이 이어졌다.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이상 지속됐지만 서서히 증상이 가라앉아,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증상은 반복됐고 특히 오른쪽 윗배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그는 검사 결과 '담석증' 진단을 받았다. 박씨는 "유독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밤이 되면 윗배가 많이 아프더라"며 "위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결석이 생겼단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담석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25년 28만6765명으로 10년 새 2배 넘게 증가했다. 특히 40대 이상 환자는 25만여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의 89%를 차지했다.
담석증은 담낭이나 담관에 딱딱한 응고물인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 내 콜레스테롤과 담즙산 등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긴 찌꺼기가 점차 굳어져 만들어진다. 특히 기름진 음식 섭취 후나 밤에 명치와 오른쪽 윗배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위가 아닌 담낭이 원인일 수 있다. 단순 소화불량이나 위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만큼 이 같은 통증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담석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고 남성보단 여성에서 비교적 더 흔하게 발생한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담즙 속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을 앓는 경우, 다출산 여성 등도 담석증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과도하게 지방 섭취를 제한하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에도 간이 콜레스테롤을 오히려 더 분비하면서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일 수 있다.
담석증을 앓을 때 나타나는 통증인 '담도산통'은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으면서 발생한다. 오른쪽 윗배나 명치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나며 날개뼈 아래나 어깨로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통증은 갑자기 시작돼 1~4시간 동안 지속되며 천천히 또는 갑자기 가라앉는다.
다만 담석이 있다고 해서 항상 통증이 있는 건 아니다. 평소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 초음파나 복부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통해 우연히 질환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다.
담석증을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담낭염은 담석증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꼽힌다. 이는 담낭에 염증이 발생해 복부 통증, 발열, 구역·구토, 오한 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급성 담낭염의 90% 이상이 담석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석 위치에 따라 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담석이 담관(담즙 통로)을 막으면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고 고이면서 세균이 번식하게 되는데, 이 경우 복통·황달·고열이 나타나는 응급질환인 급성 담관염이 나타날 수 있다. 담석이 담관과 췌관이 만나는 십이지장 유두부에 걸리면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담낭염이나 담관염이 악화할 경우 패혈증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치료는 담석 위치와 증상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담낭에 담석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며 경과를 관찰한다. 반면 담도산통이 지속되거나 담낭염이 발생했다면 담낭 자체를 떼는 담낭절제술을 진행한다. 증상이 없어도 담낭 벽에 석회가 생기거나 담석 크기가 3㎝보다 큰 경우 담낭암 위험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권고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예방이다. 열량과 지방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채소와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새우·내장류·장어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도 줄여야 한다.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하고 대사질환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장재훈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담석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식후 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