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6.8만원, 일본 1.3만원..."이러니 원정 가지" 비만약 5배 비싸

박미주 기자, 정기종 기자
2026.10.14 16:09

마운자로 2.5㎎, 한국 공급가가 일본의 5배 이상…프랑스, 영국보다도 비싸
12.5㎎ 기준 한국 공급가는 유럽 5개국 평균가 대비 7% 높아
"정부, 많이 사용되며 과도하게 높은 비급여 치료제도 관리할 필요 있어"

국가별 '마운자로' 용량별 1펜 기준 단순 환산가/그래픽=이지혜

비만약 '마운자로'의 국내 최저 용량 공급 가격이 일본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가격은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 뿐 아니라 유럽 주요 국가들보다도 높았다.

한국 '마운자로' 공급가, 일본·유럽 5개국 평균가 대비 16% 높아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부터 확보한 비만약 공급 가격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마운자로프리필드펜주2.5㎎의 올해 1~6월 공장도출하가(도매 공급가)는 6만8397원이다. 유통사를 거쳐 의료기관에 공급되기 전 출하 가격 기준이다.

이는 일본 공급가격 1만3340원의 5.1배다. 프랑스 공급가 5만9576원, 영국 공급가 6만678원보다도 높다. 국가별 마운자로 용량별 가격은 1펜 기준 단순 환산가로 비교했다. 36개월(2023년 8월~2026년 7월) 평균 매매기준율 환율을 적용해 계산했다.

한국에서 약값을 참조하는 주요 7개 국가(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일본)와 비교했을 때 미국, 독일을 제외한 국가들 대비 한국의 마운자로 가격이 높은 편이었다.

주요 7개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한 유럽·일본 평균 공급가와 비교했을 때 최저 용량인 2.5㎎을 제외한 전 용량의 한국 공급가가 더 높았다. 5㎎ 기준 한국 공급가는 9만827원으로 유럽·일본 평균 공급가 7만8298원 대비 16% 비쌌다. 최고 용량인 15㎎의 경우에는 한국 공급가가 16만7971원으로 14% 높았다.

유럽 5개국 평균가와 비교했을 때도 2.5㎎을 제외한 전 용량의 마운자로의 한국 가격이 더 비쌌다. 5㎎은 5%, 7㎎은 6%, 12.5㎎은 7% 각각 더 높았다.

일본 등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정해져 있다. 반면 한국은 비급여로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추가로 이익을 마음대로 붙여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더 비싸질 수 있다.

주사형 비만치료제

일본으로 원정치료행, 정부는 가격 관리 않고 환자 단속만…"정부 추가 조치 필요"

이에 일부 환자들은 일본 등으로 원정치료를 가고 GLP-1 비만약을 처방받아 오지만, 정부가 이마저도 단속해 환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남 의원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비급여라는 이유로 가격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과잉·부적정 사용을 통제할 제도적 수단도 미흡하다"며 "비만약의 해외 반입은 차단하면서 국내 고가 판매는 사실상 시장에 맡기는 구조라면, 국민의 선택권보다 글로벌 제약사의 고가 판매를 보호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비만약의 가격 관리에도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다른 나라들은 비급여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가격도 상당 부분 범위가 정해져 있다"며 국내 비급여 시장의 통제장치 부족을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규제가 없는데 제약사가 자진해서 가격을 인하하겠느냐"며 "기업의 양심과 윤리에 기대기보다 관리할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약을 복용 중인 한 환자는 "정부가 비만약을 구매하는 환자들에만 책임을 전가한다"며 "국민이 비만약 해외 구매에 나서는 직접적인 원인인 국내외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조사나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한국의 약가가 너무 낮아 출시하기 어렵다면서 '신약 코리아 패싱'을 하고 정부에 신약 가격도 올려달라 요구하지만, 정작 비만약 같은 비급여 치료제 가격은 높게 받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해외 대비 과도하게 높은 약가에 대해서는 해당 제약사와 공급가격 인하를 협의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시장 지배력이 큰 제약사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공동으로 불공정행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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