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 14만원 보청기가 130만원"…건보공단, 급여 가격 재조사 추진

정기종 기자
2026.10.27 21:01

[2026 국정감사]박지원 의원, 판매가 중심 기준 산정·유통마진 지적…공급가 36만원 사례 제시
공단 "206개 보청기 공급원가 조사"…적합관리 서비스 비용도 점검 요구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청기의 공급원가를 조사해 급여 가격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수입·공급 가격보다 높은 판매가를 토대로 급여 기준을 정해 건강보험 재정이 과도한 유통마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보청기)업체 말만 듣고 판매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수입원가나 도매상으로부터 얼마에 공급받는지를 따져 기준가를 산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보청기 급여 기준액이 2015년 34만원에서 131만원으로 약 4배 오른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기준액 산정에 활용된 연구용역은 제조원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업체 담당자 인터뷰와 홈페이지에 제시된 판매가격 등을 토대로 적정 가격을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시중에서는 700만원짜리라고 해놓고 특별할인으로 130만원에 파는 경우가 많다"며 "표시된 판매가만으로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내부 자료를 제보받았다며 고시가격이 130만원인 보청기의 공급가는 36만원, 수입원가는 14만원인 사례를 제시했다. 수입업체에서 유통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과정에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그 비용 상당 부분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급된다는 지적이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판매가 중심으로 가격체계가 돼 있다"며 "수입원가는 조사하고 있었지만 공급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급하고 있는 보청기 206개 종목의 공급원가를 조사해 다시 한번 가격을 측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가격이 정해진 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재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에 전반적으로 조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보청기 급여에 포함된 적합관리 서비스 비용도 쟁점이 됐다. 공단 이사장이 131만원 중 111만원을 보청기 가격, 20만원을 유지·관리 비용으로 설명하자 박 의원은 세부 구성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131만원이 제품 가격 91만원과 초기 적합관리 서비스 비용 20만원, 후기 적합관리 비용 20만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적합관리는 청력검사와 소리 조절 등 보청기를 사용자에게 맞추는 과정이다.

박 의원은 제품 가격을 91만원으로 보더라도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적합관리 서비스가 실제 제공되는지와 비용이 적절한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후기 적합관리를 지속적으로 받는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후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급여 기준을 고시하는 부처로서 공단과 함께 제품 가격과 적합관리 비용을 자세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장관은 "그렇게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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