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극한 기후의 위험 지대(danger zone)에 놓여 있다"
유엔(UN)이 올해 기후위기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우리 눈앞에서 엘니뇨 현상이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며 '위험지대'를 언급했다.
이날 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적도 부근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상승하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이번 겨울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태평양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높은 상태로 수개월가량 지속되는 기상 현상이다. 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 이상 높아질 때 '슈퍼 엘니뇨'라 칭한다.
WMO는 적도 태평양 중부 및 동부 해역을 말하는 '니뇨 3.4 지역'의 해수면 온도가 지난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평균 2.2℃~2.6℃가량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8℃ 이상 높게 관측되는 지역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WMO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내년 2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거의 100%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높다"고 밝혔다. 통상 엘니뇨는 3월~6월 사이 발생해 11월~2월 사이 최고조에 이른다. 지구 온도 상승 등 연쇄적인 영향은 이 시기를 넘어서까지 지속될 수 있다.
슈퍼 엘니뇨로 인해 앞으로 네팔 대홍수와 같은 기후 재난도 빈번해질 전망이다.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미 가뭄과 홍수로 인한 혼란과 재앙을 목격하고 있다"며 "엘니뇨 현상이 심화하면 이러한 위험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WMO의 다중 모델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달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대부분의 대륙에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그 영향으로 가뭄, 태풍, 홍수 등 다양한 형태의 기후 재난이 곳곳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엘니뇨 현상이 태평양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날씨와 기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는 '엘니뇨'는 작고 귀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 세계 지역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가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일례로 매년 약 1만4000척의 국제 무역선이 오고가는 파나마 운하는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 3일부터 통행 가능한 선박 수를 줄여가기 시작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주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는 지난주와 비교해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