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에 '한국판 패트리엇' 팔아라"… 트럼프 또 안보 청구서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9.05 00:26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만찬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도록 한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의 외신 칼럼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이란 전쟁으로 불거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 해결을 위한 파병을 요구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부담을 추가 요구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크 티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티센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 보수 성향 인사로 꼽힌다.

티센은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자체 생산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이 칼럼에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의 재고 물량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센은 "미국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면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 II(천궁-Ⅱ)를 한국 정부가 자국 비축분에서 우크라이나로 매각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티센은 특히 한국의 대외 안보 기여 태도를 문제 삼으며 무기 양도를 한미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작전 지원 요청을 거절한 한국에 이미 정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을 공급해 미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신뢰할 만한 동맹임을 입증하고 동맹 관계를 회복할 최선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방위산업 관련 법적 제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이 전시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분쟁 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Ⅱ를 조기 납품한 사례를 들며 논리적 명분을 제공했다. 실전 배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북한산 미사일을 상대로 천궁-Ⅱ의 교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칼럼을 공유하면서 별다른 주석을 달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자신의 국정 구상이나 기호에 부합하는 언론 보도를 골라 공유해 왔다는 점에서 방위비 증액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거부 등을 이유로 한국과 나토(NATO) 등 우방국을 향해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동맹의 역할 분담을 강하게 요구한 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 보수 정가에서는 이미 한국의 방공 자산 활용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지난달 우크라이나의 극심한 미사일 부족 사태를 언급하며 한국산 요격 시스템 제공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천궁-Ⅱ'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을 정밀 요격하기 위해 대한민국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으로 2024년 전력 배치가 완전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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