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결국 '쩐의 전쟁'…中 즈푸AI, 두 달 새 12조원 조달 추진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9.14 14:53
사진출처=바이두 갈무리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즈푸AI가 약 5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선다. 불과 두 달 전 약 40억달러를 조달한 데 이어 다시 대규모 실탄 확보에 나서면서 조달 규모는 총 90억달러(약 12조원)에 달하게 됐다. 자체 개발한 코딩 AI 모델이 글로벌 평가에서 세계 2위에 오르는 등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연구개발(R&D)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즈푸AI는 신주 약 2197만주를 주당 714홍콩달러에 발행해 약 157억홍콩달러(2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홍콩거래소에 공시했다. 이와 함께 201억4000만위안(30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한다. 두 건을 합한 조달 규모는 약 50억달러다.

즈푸AI는 두 달 전에도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 7월 신주 1978만주를 주당 1588홍콩달러에 발행해 314억홍콩달러(약 40억달러)를 조달했다. 이번 계획까지 완료되면 두 달 사이 자본시장에서 확보하는 자금만 약 90억달러에 이른다.

즈푸AI의 공격적인 자금 확보는 중국 AI 업계 모델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추진됐다. 특히 즈푸AI의 코딩 AI 모델이 글로벌 최상위권에 진입한 데 이어 잇달아 후속 모델 개발에 나서면서 R&D와 컴퓨팅 인프라에 필요한 자금도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자체 모델 글로벌 2위…기술 경쟁에 막대한 비용 투입

즈푸AI가 지난 6월 공개한 'GLM-5.2'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특화된 생성형 AI 모델이다. 사람과 대화하는 일반적인 챗봇 기능뿐 아니라 코드 작성과 오류 수정, 프로그램 설계, 여러 단계로 구성된 개발 업무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능에 최적화됐다. GLM-5.2는 프론트엔드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아레나에서 미국 앤트로픽 모델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중국 AI 모델이 이 평가에서 3위권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었다.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제한된 컴퓨팅 자원으로 글로벌 선두권과의 성능 격차를 좁혔다는 점에서 '제2의 딥시크 모먼트'가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즈푸AI는 이후에도 모델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최신 플래그십 모델 'GLM-5.3'을 출시한 데 이어 이미 차세대 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같은 기술 경쟁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올해 상반기 즈푸AI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0% 증가한 9억5389만위안을 기록했지만 R&D 비용은 매출의 두 배를 넘어선 21억3000만위안에 달했다. GLM-5.2와 GLM-5.3, 차세대 모델로 성능 경쟁을 이어가면서 즈푸AI의 자금 수요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 규모를 키우고 강화학습 투자를 확대할수록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개발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즈푸AI는 자금 조달 창구도 넓힌다. 홍콩 증시에 이어 상하이증권거래소 커촹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을 위한 지도 절차를 마쳤으며 최대 150억위안 규모의 주식 발행에 대한 주주 승인도 확보했다. 다만 아직 상장 신청이 공식 접수되지는 않았다.

즈푸AI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는 사이 주가는 고점에서 70% 넘게 급락했다. 다만 올해 1월 홍콩 증시 상장 당시 공모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약 7배 높은 수준이다. 최첨단 AI 모델 경쟁이 자본력 싸움으로 번지면서 중국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도 갈수록 불어날 전망이다. 엘리 장 맥쿼리 아시아 인터넷·소프트웨어 리서치 책임자는 "즈푸AI와 경쟁사 미니맥스가 컴퓨팅 비용 증가로 2030년까지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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