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관세인하 위해 비용 지불"…알래스카 대미투자 공식발표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10.01 05:52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텍사스 가스발전소 건설, 대형 원자력발전소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을 비롯한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알래스카의 댄 S. 설리번 상원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투자 계획을 밝혔다.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지난해 합의한 데 따른 첫 프로젝트 발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하는 이 막대한 규모의 투자 패키지는 핵심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공고히 하며 한국 및 태평양 지역 전체와의 파트너십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이라며 "한국과의 무역 협정에 따라 한국은 수천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그 대가로 관세를 15%로 인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관세 인하를 위해 비용을 지불했고 그 자금의 일부가 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며 "이 프로젝트는 규모가 워낙 커서 자금을 쉽게 마련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었지만 일본이 5500억달러를 부담하고 별개로 유럽이 6500억 달러, 그리고 한국이 25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와 달리 한국 정부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223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프로젝트 1호로 확정했을 뿐 알래스카와 원전 사업은 추후 협의 과제로 남겨진 상태라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가 사업성 등을 이유로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사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모양새라 양국간 진통이 적잖을 전망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주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원유·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알래스카 남부 해안 앵커리지로 운송해 액화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 LNG를 장기 수출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상업적 타당성이 없다며 엑손모빌 등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10년 전 발을 뺐다.

우리 정부는 지난 22일 국회에 대미투자 계획을 보고하면서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1호 프로젝트로 확정했을 뿐이고 알래스카 LNG 사업과 원전 사업은 추가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다시 얘기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양해각서(MOU)와 한미전략적투자특별법에 투자처는 양국 협의를 거쳐 미국 대통령이 선정하도록 돼 있다. 미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 경합주로 분류되는 알래스카 표심을 의식해 한국의 알래스카 LNG 투자를 못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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