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10월 2일, 중국 샤먼에서 광저우로 향하던 샤먼항공 8301편 보잉737 여객기가 공중에서 납치돼 착륙 과정에서 다른 여객기 2대와 잇따라 충돌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납치범을 포함해 모두 128명이 숨졌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대만으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던 납치범의 범행으로 대만인 승객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 장샤오펑은 1990년 10월 2일 오전 6시쯤 샤먼의 한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검은색 양복과 구두를 착용하고 검은 여행가방을 든 그는 플라스틱 장미를 들고 8301편에 마지막으로 탑승해 16D 좌석에 앉았다.
비행기가 샤먼에서 이륙한 직후 장샤오펑은 꽃을 들고 조종석으로 향했다. 당시 그는 중추절을 맞아 조종사에게 꽃을 선물하려 한다고 경비원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지는 당시 경비원들이 이를 실제 선물로 착각해 그가 조종실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종석에 들어선 장샤오펑은 자신이 입고 있던 폭탄 조끼를 보여주며 기장에게 타이베이로 향하라고 요구했다. 기장을 제외한 승무원들에게 조종석 밖으로 나가라고 지시했지만 기장은 이에 응하지 않고 당초 목적지인 광저우로 향했다.
이후 8301편과 관제탑의 교신이 끊겼다가 광저우 공항 관제탑과 다시 연결됐다. 당시 항공기는 연료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기장은 광저우 또는 홍콩에만 착륙할 수 있다고 알렸고, 관제탑은 홍콩에 착륙해 급유한 뒤 타이베이로 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장샤오펑은 이를 거부하며 비행기를 폭파하겠다고 위협했고, 기장과 납치범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8301편은 광저우 공항 상공을 선회했다.
결국 착륙 직전 장샤오펑이 항공기의 통제권을 빼앗으면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8301편은 빠른 속도로 비상 착륙했고 활주로를 이탈했다.
이 과정에서 청두에서 도착해 있던 중국남서항공 4305편 보잉707-300B의 기수 부분을 날개로 들이받았다. 당시 4305편 조종사가 다쳤으며, 이후에도 통제되지 않은 8301편은 상하이로 출발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중국남방항공 3523편 보잉757과 충돌했다. 8301편은 남방항공 여객기를 들이받은 뒤 뒤집히면서 멈춰 섰다.
사고로 8301편 승무원 9명 가운데 7명과 승객 93명 가운데 75명이 숨졌다. 사망자에는 대만인 30명을 비롯해 홍콩인과 미국인 등이 포함됐다. 중국남방항공 3523편에서도 승객 98명 가운데 46명이 사망했다. 납치범을 포함해 총 128명이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장샤오펑은 대만으로의 정치적 망명을 목적으로 항공기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절도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었으며 1990년 7월 구매 대행 업무를 하던 중 1만7000위안을 가지고 달아나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었다.
대만으로 향하려던 그의 납치극은 광저우 공항에서의 연쇄 충돌로 이어졌고, 결국 자신이 망명을 원했던 대만인 승객 30명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참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