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의 교내 남학생 클럽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 파문과 관련해 코넬대 총장이 첫 공개 성명을 내고 외부 재수사 협조와 대학 내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마이클 코틀리코프 코넬대 총장은 3일(현지시간) 대학 웹사티트에 게시된 8분여짜리 영상 성명에서 "2024년 제인 도(익명의 피해 여성)에게 일어난 일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성폭행과 약물·음주, 왜곡된 파티 문화와 연관된 이번 의혹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교내 성범죄 예방과 피해 학생 지원, 정신건강 및 약물 남용 관련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 학생이 지난달 코넬대와 가해 학생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장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2024년 10월 교내 남학생 클럽 '카이 파이' 건물에서 약물과 술에 취한 상태로 남학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대학 측의 부실한 조사와 미온적인 대응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은 사건 발생 약 한 달 뒤 코넬대 대학 경찰에 "강간당했다고 100% 확신한다"고 신고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검찰에 전달된 피해자 진술 조서에는 이런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가해 학생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았고 대학에서도 2명만 퇴학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학생은 정학이나 에세이 처분 등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송 사실이 알려진 후 코넬대 캠퍼스에서 총장 사퇴와 대학 당국의 책임을 묻는 대규모 학생 시위가 이어지자 코넬대가 있는 뉴욕주의 캐시 호컬 주지사는 지난 1일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재수사를 지시했다. 뉴욕주정부에선 대학 측의 성폭력 사건 조사 절차를 강제하는 법률 개정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코넬대는 지난달 30일 외부 로펌을 통해 독립적인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이날 영상에서 뉴욕주정부의 재수사 방침에 대해 "호컬 주지사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교내 학생 클럽의 역할에 대해서도 학생, 동문, 지역 사회 구성원들과 협력해 책임성을 강화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틀리코프 총장은 "어떤 단체나 클럽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개인의 행동 책임이나 타인을 대하는 방식이 경감될 수는 없다"며 "대학 측은 내부 대응 절차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교내 클럽의 역할과 문화를 전면 재검토해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코넬대는 의혹이 제기된 남학생 클럽 '카이 파이'에 대한 승인을 2024년 취소하고 교내 활동을 금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