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10대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효과가 입증된 방법보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피임법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언론 '스테이트라인'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이 15~29세 여성 1259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된 연구가 지난달 미국 학술지 '성 연구 저널'(The Journal of Sex Research)에 게재됐다.
이 설문조사에서 '성관계 경험이 있지만, 임신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633명 중 25%는 임신을 막기 위해 사후피임법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9%는 응급 피임약이나 자궁 내 피임 장치 등 효과가 입증된 피임법을 사용했다고 답했다.
반면 약 16%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기도(9.4%), 질 세척(6%), 제자리에서 뛰거나 운동(3.3%), 무엇이나 먹거나 마시기(1.9%), 복부나 자궁을 주먹으로 때리기(1.4%), 약물이나 비타민 복용(0.9%), 질 내부에 물건 삽입(0.5%), 관장(0.2%) 등이었다.
이들 중 약 20%는 두 가지 이상의 방법을 사용했다. 기도와 질 세척을 함께 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러한 답변은 미성년자와 백인이 아닌 응답자 사이에서 흔하게 더 나타났다.
피츠버그대 의과대학 부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라일리 J. 스타이너는 "젊은이들의 이러한 행동으로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들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피임에 성공할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피임법을 알리기 위해 운영돼 온 미국의 타이틀 X 프로그램, 청소년 임신 예방 프로그램 등을 축소·개편한 가운데 발표됐다.
미국 내 성교육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성교육 및 성 정보 관련 비영리 단체인 '시에쿠스'(SIECUS)에 따르면 미국 15개 주는 금욕만을 강조하는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몬 피임법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는 현지 SNS(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타이너는 "온라인에서 허위·오정보가 확산하고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피임법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더 다양한 피임법을 시도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 결과 호르몬 피임법에 대한 우려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점보다 피임법에 대한 정보 부족이 사후 피임법을 선택하게 하는 더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