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에서 묻지마 살인, 총기난사까지…. 최근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격적인 행동들이 뉴스와 신문 1면을 장악하고 있다. 지난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를 포함해 전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는 IS의 무차별적 테러도 마찬가지. 모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기현상'이라고 불릴 만한 극단적으로 잔인한 폭력 행위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신간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는 요즘 보여지는 극단적인 폭력 행위가 이전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신자유주의'에서 찾는다. 독일의 저명한 정신분석학자 파울 페르하에허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우리의 정체성 형성 과정, 인성 발달 과정을 완전히 뒤집어놓는 과정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윤리관부터 기독교적 가치관, 계몽주의의 가치관, 기독교 체제의 해체 이후에 나타났지만 종교보다도 완고한 데이터에 대한 맹신을 불러온 과학주의 등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되짚으며 사람들의 모습이 그 시대의 가치관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설명한다.
또 현대에 이르러 진화를 진보로 오독하고, 사회 진보와 개인의 계발을 부추기는 새로운 다윈주의가 득세하게 된 현실을 설명한다. 책 전반에 걸쳐 철학사, 윤리학사, 종교사에서부터 뇌과학, 동물행동학, 정신분석학 등 온갖 학문과 개개인의 이야기들이 소개돼 현대인의 문제들을 명쾌하게 입증해낸다.
지은이는 무엇보다도 신자유주의적 특성을 가진 이 정신적인 문제가 왜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 그리고 ‘내 아이의 일’인지를 섬뜩하게 납득시킨다. 그리고 이를 극복할 개인적이고도 공동체적인 대안을 모색한다. 어떻게 하면 지금의 불균형 상태를 되돌리고 행복한 삶, 좋은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을 던진다.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반비 펴냄. 288쪽/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