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생명을 숨 쉬게 한다.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가 살려면 원활한 혈액 순환이 필수다. 유명 경제칼럼니스트 윤석천은 그의 저서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에서 화폐를 세계 경제를 돌아가게 한 피로 봤다.
저자는 화폐발 세계 경제 대전환을 경고하면서 이 피도 과거와 다른 흐름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저자의 전망대로라면 이후 5년 내 세계 경제는 유동성(돈)의 덫에 빠진 가운데 강달러로 깊은 시름에 잠기게 된다. 암호 화폐의 본격화로 기존 금융 권력의 위상은 크게 약화한다.
실제 달러 가치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인상 전후로 고공 행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은 전 세계에 돌아다니던 달러를 거둬들인다는 신호다. 달러 약세 시대의 종식은 전 세계 경제 시스템에 일대 파란이 불어 닥침을 의미한다.
저자는 달러 강세 시대가 몰고 올 총체적 변화를 예견한다. 강달러는 곧 단순히 몇몇 신흥시장에서 달러 자금이 철수한다는 뜻일 뿐 아니라 20세기와 21세기 초반을 지탱한 글로벌 무역·기축통화 시스템을 흔드는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화폐의 종말' 논의를 촉발시킨 암호 화폐도 주목한다. 비트코인이 대변하는 암호 화폐, 즉 블록체인시스템은 전 세계 금융질서를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시스템은 기존 금융회사 등이 주도한 중앙 집중적 거래 처리 시스템이 아닌 사용자 각각이 상대방과 거래를 하는 것을 가능케 한다. 결국 암호 화폐로 돈을 만드는 권력을 지녔던 은행 등 기존 금융 권력의 위상은 떨어지게 된다.
저자는 "어떤 금융기관의 통제도 받지 않는 분권화된 신뢰 시스템을 창조해낸 것이 바로 암호 화폐"라며 암호 화폐를 "중앙 집권화된 신뢰의 폭군 즉, 기존 금융 권력자로부터 사람들을 해방할 수 있는 무엇"으로 규정한다.
은행, 정부, 법률가 그리고 소수 기득권층이 가진 권력을 주변의 보통사람 즉, 대중에게 돌려줄 열쇠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동시대인과 함께 자본주의와 경제 성장주의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그 아픔을 함께하며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주력한다.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필치로 전 세계 경제가 직면한 격변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화폐 대전환기가 온다=윤석현 지음. 왕의서재 펴냄. 266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