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값 2만9900원 불가" 호텔-골프업계 '김영란법' 두고 '우왕좌왕'

김고금평 기자, 김유진 기자
2016.07.11 17:23

[김영란법 이대로 괜찮나-호텔골프업계]"주 고객이 대상자가 아니어서" vs "최소 10% 이상 매출감소"

오는 9월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호텔 업계가 혼란을 겪고 있다. 대부분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별다른 대응책을 세우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식음료 매출 하락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식당 쪽에선 최소 10% 이상의 매출 감소가 눈에 띌 것으로 보고 있어요. 뷔페를 주로 찾는 고객은 증감세가 없지만, 중식이나 일식 등 전문 식당에선 매출 감소가 나타날 걸로 예상해요.” (강남구 A호텔 관계자)

“호텔에 식사하러 오시는 분 중 정치인이 많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아요. 정치인이 포함 대상이었다면 조금 우려했을 텐데요. 공무원이나 학교, 언론 관계자들은 사실 많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대응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서울시내 B호텔 관계자)

오는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2개월 여 앞두고 호텔 업계는 “시행을 해봐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아꼈다. 업계는 김영란법 대상자들이 주요 고객이 아닌 점을 들어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법 적용으로 이탈하는 잠재 고객에 대해선 우려의 눈길을 보냈다.

‘2만9900원짜리 메뉴가 나오는 것 아니냐’ 등 일각의 반응에 대해서는 대부분 호텔이 “따로 김영란법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그 가격대는 호텔에서 맞출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지난 5월 입법예고한 김영란법 시행령안을 원안 그대로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했다. 시행령 안에는 공무원과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인 등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10만 원 이상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처벌하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호텔들은 그러나 주요 고객이 기업 대표와 정치인 등 김영란법 적용 대상과 거리가 멀어 별다른 대응책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식사 3만 원 등 김영란법의 구체적 사안 적용이 모임의 형식에 따라 달리 ‘해석될 여지’가 커 호텔업계는 “일단 두고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서울시내 C호텔 관계자는 “애초에 우려를 낳았던 간담회나 콘퍼런스 등 공식 행사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식사에는 1인당 3만 원의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에 대한 규정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문의하는 호텔 측의 요청도 쏟아지고 있다.

오는 9월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골프장들은 "김영란법으로 인한 매출 하락을 우려하나 아직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다수의 특급 호텔들은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들이 주는 매출이 전체의 1%가 채 안 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만큼 시행 후의 여파는 예측이 힘들며, 업계 전반이 침체 분위기로 흘러 비즈니스 고객 관련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명절에 보내는 선물세트는 일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D호텔 관계자는 “호텔에서 판매하는 선물 세트의 경우 견과류나 꿀, 잼 등으로 구성된 최저가 세트가 10만 원대”라며 “5만 원 이하로 가격대가 한정되면서 그만큼 명절 선물 판매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어떨까. 골프장 업계도 김영란법이 주는 타격과 영향에 대해선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김영란법으로 골프장이 1조1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골프장 고객 중 대상자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고 김영란법 시행 이후 예약은 아직 접수 시점이 아니라서 피해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리조트 관계자는 “매출 하락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어 아무런 대책이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법이 시행되고 정확한 근거나 데이터가 나온 후에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김영란법 저촉 대상자라고 하더라도 실명을 쓰는 경우가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며 “실제 예약 상황에서도 큰 차이가 없고 회원권 가치에 대한 영향도 미비해 실제 시행 이후에 미치는 타격도 적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골프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회원권의 이용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골프회원권 대부분은 접대 용도인 데다 전국 골프회원권 값이 내림세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회원권 중심의 골프산업이 대중 골프장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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