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문화계도 ‘비상’이 걸렸다. 영화, 콘서트, 연극 등 관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극장과 공연장은 이렇다 할 조치가 없는 가운데, 예방 쪽에 무게를 둔 방침만 세웠다.
특히 10대 청소년이 많이 몰리는 연예인 팬 미팅이나 방송국 공개 녹화 등은 다른 곳보다 더 강한 조처에 나섰다.
28일 일산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2회에 걸쳐 팬 400여명씩 참석할 예정이던 슈퍼주니어의 9집 컴백쇼 ‘슈퍼주니어 더 스테이지’는 비공개 녹화로 전환됐다.
소속사 레이블SJ는 전날 팬 페이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에 '슈퍼주니어 더 스테이지' 모든 녹화는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공지했다.
중화권 인기배우 김수현이 2월 9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펼칠 1000석 규모의 팬 미팅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잠정 보류했다. 가수 강성훈, 보이그룹 엑스원 출신 김우석의 팬 미팅도 잠정 연기하는 수순으로 결론냈다.
방송가, 극장가, 공연계 쪽도 사정은 마찬가지. 세종문화회관, LG아트센터, 예술의전당, 경기도문화의전당 등 대형 공연 기관들은 대책 회의를 통해 일제히 예방 조처에 나섰다. 예술의전당 측은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준비하는 등 기본적인 조치는 물론이고 메르스 때 매뉴얼을 참고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극계도 손 소독제를 곳곳에 비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도 “예정된 공연을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대규모 방청객을 동원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각종 조치에 나섰다. 엠넷은 30일 ‘엠카운트다운’ 방청객을 대상으로 체온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의심 환자를 관리하기로 했다. KBS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무관중 녹화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시기는 겨울방학 성수기와 맞물리면서 공연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직 티켓 판매에 영향을 미친 상황은 아니지만, 추이에 따라 관객 감소는 가파르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실제 2015년 메르스가 최고조에 이르던 6, 7월 두 달 간 연극·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27%나 급감했다.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문화재 시설도 예방 조치에 들어갔다. 문화재청은 4대 궁궐과 종묘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 예방수칙을 담은 영어, 중국어, 일어 등 3개국어 X배너를 설치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불황인데 바이러스 공포까지 겹쳐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