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경주, 전세계에 알린다…"트럼프도 신라 금관 볼까"

경주=오진영 기자
2025.10.21 18:00
지난 20일 경주 우양미술관 전경. / 사진 = 오진영 기자

우리 예술계가 다음 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주에서 다양한 예술 전시를 마련한다. 전세계의 눈이 쏠리는 국제 행사를 맞이해 주요국 정상 앞에서 우리 예술을 알리고 글로벌 'K-컬처' 열풍을 잇겠다는 목표다.

21일 예술계에 따르면 경주 일대의 미술관에서는 오는 31일부터 개최되는 APEC 정상회담 주간 다양한 미술 행사가 열린다. 경주를 대표하는 국내 최초 사립 현대미술관인 우양미술관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트 예술가인 고(故) 백남준 작가의 90년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를 연다. 처음 공개하는 '나의 파우스트' 등 주요 소장품을 포함해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구하는 독특한 내용을 담았다.

공립 솔거미술관에서는 경주를 수도로 삼았던 신라의 문화와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가 마련됐다. APEC의 주제인 '지소 가능한 내일'과 신라의 정신, 국교(나라의 종교)인 불교의 미학을 조화롭게 꾸몄다. 우리 수묵화의 거장 박대상 화백과 불화장(불교의 믿음을 담은 그림)의 이수자인 송천 스님, 김민 작가와 박선민 작가 등이 참여한다.

지난 15일 경북 경주시 보문호 선착장 주변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신라 모형 금관이 설치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이밖에도 1500년 전 경주의 문화를 상징하는 금관을 모은 특별전(국립경주박물관), 이우환·박서보 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소장품기획전(오아르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는 오는 27일부터 지난 20일 새로 출토된 신라 장수의 인골과 금동관 등 유물도 전시할 예정이다.

예술계는 이번 정상회의 주간을 계기로 우리 예술의 주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우리 문화의 세계적 주목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우리 예술시장은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미술시장 거래액은 572억여원으로 최근 5년간 최저치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를 거점으로 세계에 우리 예술을 알린다는 상징성이 크다. 외국인 관광객의 70~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우리 관광시장의 특성상 지역 예술계는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경주의 한 미술관 관계자는 "대형 미술관·국립박물관을 제외하면 지역의 예술 거점은 연간 방문객이 수천 명도 안 되는 곳도 많다"며 "이번 APEC을 계기로 세계의 관심을 불러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도 우리 미술을 알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솔거미술관, 우양미술관 특별전을 지원하고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전시를 마련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특별전으로 전통과 혁신을 조망하고 우리 미술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 세계유산축전'을 맞아 지난달 25~27일 사흘간 경주 불국사 청운교와 백운교에서 '빛으로 쓰는 이야기 IN 불국사'행사가 열렸다. /사진 =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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