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이 국민의식 바꿨다 ..."민주주의가 경제성장보다 중요"

오상헌 기자
2025.12.23 10:40

문체부, 2025년 한국인 의식·가치관 조사결과 발표
한국 미래상 '민주주의 성숙>경제성장' 처음 앞질러
10명 중 6명 "중산층 이상" 3년 전보다 18.1%p↑
집단 갈등 중 '남성·여성, 수도권·지방' 응답비중↑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민들과 정당, 시민단체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보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를 미래상으로 그리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불법적으로 자행된 '12.3 비상계엄'이 국민 의식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경제 수준을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5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주)케이스탯리서치가 전국 남녀 618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처음으로 청소년을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도 실시했다.

자료=문체부
1996년 첫 조사 이래 '민주주의 성숙한 나라' 응답 비율 처음 1위

먼저 국민들은 한국의 미래상으로 '민주주의가 성숙한 나라(31.9%)'를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28.2%)'보다 많이 꼽았다. 1996년 첫 조사 이래 '민주주의 성숙이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이런 의식 속에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고 답한 국민은 46.9%로 낮다(21.8%)고 한 국민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자신의 가정 경제 수준을 '중산층 이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0.5%(중산층 43.7%, 중산층 이상 16.8%)로 2022년(42.4%)보다 18.1%포인트(p) 상승했다.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국내 특성상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이 한국인의 경제 수준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3년 전 조사때 보다 국민들이 느끼는 전반적 '행복도(65.0→51.9%)'와 '삶의 만족도(63.1→52.9%)'는 크게 하락했다.

집단 간 갈등에 대한 질문에선 국민 82.7%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기업가와 근로자'(76.3%), '부유층과 서민층'(74.0%)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69%로 2022년(57.4%)과 견줘 11.6%p 높아졌다. '남성과 여성' 간 갈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율도 61.1%로 3년 전보다 10.7%p 급등했다.

최우선 해결 과제로는 빈부격차(23.2%), 일자리(22.9%), 부동산·주택 문제(13.2%) 등의 순이었다. '빈부격차'가 3년 전 조사에서 1위였던 일자리 문제를 앞지른 것이다.

자료=문체
국민 10명 중 6명은 "중산층 이상"....최우선 과제는 '빈부격차 해소'

국민의 절반 이상(55.2%)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이용 횟수는 3.3회였다.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44.8%) 중 51.7%는 '활용 방법을 잘 몰라서'라고 응답했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민 4명 중 3명(74%)은 '정년 연장'에 긍정적이었다. '정년퇴직 시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022년 46.8%에서 15.7%로 31.1%p 하락했다. 아울러 국민 66%는 다문화가 '노동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라고 평가했다.

국민들은 개인의 자유와 기업의 자율을 우선시했다. '사회적 질서보다 개인의 자유가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32.1%,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답은 48.5%를 차지했다. '노력하는 만큼 소득에 차이가 더 나야 한다(61.8%)',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킨다(48.9%)', '뛰어난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환경이 있어야 한다(42.2%)'라는 응답도 많았다.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식이 강한 셈이다.

올해 처음 실시한 청소년 인식 조사에선 66.3%가 '좋아하는 취미나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65.6%는 '가족은 내가 힘들 때 도와주는 존재라고 느낀다'라고 응답했다. 국내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처음 조사한 한국 생활에 대한 행복도 및 만족도에서는 외국인 55.9%가 '전반적으로'행복하다'고 응답했다. 56.1%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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