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중 누가 많이 오는지, 얼마 썼는지도 알 수 있다고요?"
한국관광공사가 관광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인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새롭게 바꿔 선보인다. AI(인공지능) 기반의 해설 서비스와 실생활 결제 데이터 확충 등 사용자 편의를 대폭 강화했다. 관광업계는 더 꼼꼼한 관광 전략을 세울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1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데이터랩의 개편 내용은 'AI 강화'와 '정밀도 상향' 등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데이터랩은 국내 최대 규모의 관광 데이터 플랫폼이지만, 기존에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하거나 주관적인 추론에 의존해야 했다.
AI 해설사 'AI See'(에이아이 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서비스다. AI가 왜 방문객이 증가했는지, 실전 마케팅에 적용 가능한 방법은 무엇인지 등의 요인을 상세하게 정리해 알기 쉽게 제공한다. 이용자가 일일이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관광지의 특징이나 주요 관광객들의 성향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데이터의 '해상도'(정밀도)도 대폭 높였다. 지역화폐 데이터는 물론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글로벌 결제 데이터도 수집했다. 이동량 조사에 가장 정확한 데이터로 평가받는 이동통신 및 신용카드 데이터도 성별, 연령대 기준으로 세분화했다. 어느 성별·연령의 관광객이 많이 오는지, 주로 무엇을 사는지까지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행사·축제 분석을 고도화하고 K컬처 기반의 글로벌 SNS(소셜 미디어) 분석 서비스도 새롭게 제공한다.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출하고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한류 콘텐츠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관광업계는 자생적인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추지 못한 지자체나 지역 관광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증가 중인 방문 수요에 대응이 힘든 영세 업체의 관심이 높다. 지방 여행사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의) 성별, 나이, 소비 패턴 등은 중요한 자료지만 지역에서는 조사 자체가 힘들다"며 "여행 상품을 만들거나 홍보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데이터 퍼스트'는 박성혁 관광공사 사장의 경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글로벌 홍보 전문가 출신인 박 사장은 관광 홍보에도 데이터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 감성 중심 홍보보다는 빅데이터와 AI 분석을 합한 정밀한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관광 혁신을 가속화하려면 데이터 생태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관광공사는 단계적으로 AI 해설사의 제공 범위를 확대하는 등 사용 편의를 지속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미숙 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장은 "이번 개편은 실무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누구나 핵심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든든한 가이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관광 현장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