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2주 뒤면 어닝시즌…전쟁 끝나고 실적 장세 오나[오미주]

美 증시, 2주 뒤면 어닝시즌…전쟁 끝나고 실적 장세 오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4.01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오며 미국 증시는 3월31일(현지시간) 2~3%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S&P500지수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거시 리서치 및 전략팀장인 케빈 고든은 이날 시황에 대해 "변동성이 큰 환경을 상징적으로 완벽하게 보여줬다"며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 완전히 벗어나진 않았지만

다만 미국 증시가 바닥에 근접한 것은 맞지만 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지수는 여전히 사상최고가 대비 10% 넘게 떨어진 상태로 조정 국면에 머물러 있다.

JP모간의 기술적 전략가인 제이슨 헌터는 "주식시장이 핵심적인 지지선을 다수 깨고 내려간 가운데 매도세가 소진됐다는 분명한 기술적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헤드라인 뉴스에 의한 반등이 전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정학적 뉴스가 주식시장에 V자형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증시가 핵심적인 단기 저항선을 상향 돌파할 때까지는 기술적으로 취약한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저항선 중 하나는 현재 6710인 S&P500지수의 200일 이동평균선이다. 이날 S&P500지수 종가는 6529였다.

슈왑 금융연구센터의 고든은 중동 에너지 인프라의 피해 규모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운항 조치에 대한 정보가 여전히 불확실해 증시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나틱시스 투자운용의 포트폴리오 전략가인 개럿 멜슨도 이란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유가가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며 종전 후에도 유가가 증시에 주요 변수로 남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채수익률 하락, 경기 둔화 신호?

흥미로운 점은 지난 2월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고조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반영됐던 미국 국채시장이 전날(30일)부터 방향을 전환했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전날부터 2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전날 "에너지 충격은 왔다가 상당히 빠르게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며 "(금리를 올려도) 긴축의 효과가 나타날 때쯤이면 유가 충격은 이미 가라앉고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는 최근의 유가 상승에도 일각에서 우려하는 금리 인상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되며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렸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도 국채수익률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31%로 내려왔다. 올해 최고치인 지난 3월27일의 4.439%에 비해 0.12%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나틱시스의 멜슨은 "시장이 인플레이션보다 성장 둔화를 더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공급 충격에 따른 유가 상승은 빠르게 해소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비와 기업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 에너지에 쓰는 지출이 늘어 다른 곳에 쓸 돈이 줄기 때문이다.

연준 위원들, 경제 성장에 자신감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의 여파에도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연설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발표됐던 연준 위원들의 전망치 중앙값 2.4%보다 높은 것이다.

윌리엄스 총재는 자신의 낙관적인 성장 전망이 "완화적인 재정정책의 훈풍과 우호적인 금융 여건, AI(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프 슈미드 캔사스시티 연은 총재도 이날 AI가 주도하는 기업 투자가 주요한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면서 "견조한 수요 모멘텀과 강력한 생산성 향상,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이란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을 바꿀 만큼은 아니라고 말했다.

3월에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앙값 2.4%는 지난해 9월 1.8%와 지난해 12월 2.3%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연준 위원들 사이에) 생산성에 대한 믿음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높은 생산성이 여러 해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생산성 향상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게다가 생성형 AI의 효과는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반복적으로 AI가 주도하는 효율성 향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월가 대부분 연말 지수 목표치 고수

연준 위원들의 경제 낙관론이 정확한 진단이라면 이란 전쟁이 끝난 뒤 미국 증시는 강세 흐름을 재개할 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을 확보한 셈이다. 안정적인 경제 성장은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 S&P500지수의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12월 22배에서 현재 19.9배로 떨어졌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지 않고 유지되면서 밸류에이션이 내려갔다.

S&P500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성장률 전망치는 일주일 전 12.8%에서 13%로 상향 조정되기까지 했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섹터의 이익이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 덕분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은 전쟁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S&P500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낮추지 않고 관망해왔다. 최근 JP모간과 웰스 파고가 이란 전쟁을 이유로 S&P500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하향하긴 했지만 낮아진 목표치조차 각각 7200과 7300으로 모두 현재 수준 대비 10% 이상의 상승을 의미한다.

4월13일 어닝시즌 개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3주 내에 이란을 떠날 것이라고 공표한 가운데 앞으로 미국 증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기업 실적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4월13일부터 1분기 어닝 시즌이 개막하면서 올 1분기 부진했던 주가 흐름이 다시 강세로 방향을 틀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4월1일엔 오전 8시15분(한국시간 오후 9시15분)에 3월 ADP 민간 고용이 발표된다. 4월3일에 나오는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고용과 방향성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노동시장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오전 8시30분에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난 2월 소매판매가 공개된다. 오전 10시엔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지수가 나온다.

이날 장 마감 후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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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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