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다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많을 줄은...원하는 전시관을 보려면 기본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네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입장 시간인 오전 10시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다. 수천명이 넘는 관람객이 전시장으로 쏟아지면서 한 때 발걸음조차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유명 인사가 방문하자 곳곳에서 축구 응원을 연상시키는 환호성이 터지면서 이목이 쏠렸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국제도서전은 주요 출판사와 작가, 독자가 한 곳에 모이는 책 축제다. 18개국 538개 출판사와 단체가 참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책 축제 중 하나로 각국의 책 관련 인사가 총출동한다. 은희경·김애란 등 인기 작가와 배우 김신록, 선재 스님 등 여러 분야의 유명인이 참여한다. 대만의 베스트셀러 작가 천쓰홍, 영화 '첨밀밀'의 기획자 찬와이 등 해외 작가들도 국내 팬들과 만난다.
올해 국제도서전의 가장 큰 특징은 2030 젊은 세대의 참여다. 개막일인 지난 25일부터 SNS(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을 내며 적극 참가하는 주 관람객층으로 떠올랐다. 출판업계는 올해 관람객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대(75.3%)와 30대(66.4%)의 독서율은 모든 세대 중 가장 높다.
출판사들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였다. 올해의 주제인 '호모 두두리'(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인간)를 기반으로 한정판 도서와 굿즈(기념품), 작가 사인회, 현장 이벤트를 마련했다. 마라톤을 콘셉트로 한 독특한 전시관을 마련한 예스24 관계자는"독서 시간을 달리기 거리로 환산하거나 숨겨진 구독권을 찾는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이색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고 설명했다.
'스타'들을 향한 관심도 흥미로웠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가 중 하나로 꼽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평산책방을 운영하는 문 전 대통령,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출연자, 이제니 시인 등이 방문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현장을 찾았다는 윤모씨(32)는 "개미, 나무 등 베르베르의 대표작을 모두 읽었다"며 "한 번쯤은 꼭 직접 보고 싶어 개인 연차를 쓰고 왔다"며 밝게 웃었다.
이 같은 인기가 국제도서전의 2년 연속 흥행을 이끌 전망이다. 주최측인 대한출판문화협회는 5일간 약 15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체 입장권이 개막 직전 매진됐으며 일부 출판사가 '완판'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출판업계는 국제도서전을 마중물로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출협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출판사 72곳의 영업이익은 1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도서전에 참여한 출판사 관계자는 "최근 출판 시장은 웹소설·웹툰, 교육 등 일부 장르에 성장이 집중돼 있다"며 "여러 서적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행사가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