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방지법' 시행 1달 만에 7000건에 육박하는 공연 암표 신고가 접수됐지만, 실제 처리 건수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보다는 수요 중심의 정책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7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일명 암표방지법)이 시행된 후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접수된 공연 분야 암표 신고 접수 건수는 6791건이다. 하루 평균 200건에 가까운 신고가 접수됐다.
법 시행 전(지난 1월 1일부터 8월 27일)과 비교해 봐도 전체 신고 접수 건수(1605건)의 4배가 넘는다. 콘서트 공연 분야에서만 5807건의 신고가 쏟아졌으며 뮤지컬(159건), 페스티벌(141건)도 있었다. 유형별로는 중고거래 플랫폼이 6309건으로 전체의 92.9%에 달했다.
문제는 이 중 처리가 완료된 신고의 비중이 낮다는 점이다. 암표 신고 중 게시물 차단을 요청한 건은 628건으로 전체의 9.2%였으며, 실제 차단이 완료된 건은 519건(7.6%)에 그쳤다.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자체 종결한 건(507건)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신고 건수 중 처리가 끝난 건은 16.6%에 불과한 셈이다.
암표방지법을 통해 속도감 있는 암표 근절을 자신했던 정부 방침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부정 판매자에게 판매 금액의 최대 50배를 부과하고 중할 경우 징역형에 처해진다는 법적 기틀은 세웠지만, 정작 정책적 뒷받침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표상들은 수시로 플랫폼과 계정을 바꿔가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분 뒤 계정과 거래내역을 삭제하는 '10분 떴다방'이나 다른 거래에 끼워서 티켓을 판매하는 꼼수까지 나타났다. 그러나 매일 신고 수백 건이 쏟아지는 공연 암표 신고센터 전임 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문체부는 단속 건수를 늘리겠다고 설명했지만 아직 전담 기구 설치나 인력 증원에 대한 뚜렷한 설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주요 의심사례를 취합해 암표상 157명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처벌만 늘린 방지법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암표 판매 수법이 교묘해지며 처벌 강화만으로는 근절이 쉽지 않다"며 "공급 단속보다는 암표를 사려는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