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는 되고 호텔은 안 된다?"…가업상속공제 놓고 관광업계 '반발'

김승한 기자
입력 2026.11.04 17:00 수정 2026.11.04 17:15

호텔업 7종 공제 대상 제외…여행·MICE는 유지
관광업계 "일괄 배제 말고 개별 심사 기회 줘야"

/그래픽=이지혜 디자인 기자

정부가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개편하면서 관광호텔업을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자 관광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같은 관광산업에 속하는 여행업과 전시·컨벤션업 등은 공제 대상에 남은 반면 호텔업은 제외되면서 업종 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4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한국호텔업협회, 한국여행업협회, 한국MICE협회 등 관광 관련 단체들은 최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가업상속공제 대상 관광업종 유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을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정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공제 대상이었던 관광진흥법상 관광호텔업 등 호텔업 7종이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여행업과 전시·컨벤션 및 행사대행업 등은 공제 대상에 남았다.

가업상속공제는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중견기업이 가업을 승계할 경우 상속재산 일부를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현행 제도는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 등을 가업으로 인정하며, 경영 기간이 30년 이상인 경우 최대 600억원까지 공제한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가업을 '전문 기술과 경영상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적용 요건도 강화한다. 피상속인의 경영 기간은 10년에서 30년으로 상속인의 가업 종사 기간은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상속 이후 경영 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고 가업 해당 여부를 심사하는 심사위원회도 신설한다. 관광업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이처럼 심사 절차와 요건을 강화하면서 관광호텔업은 심사 기회 자체를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의 계기가 된 대형 베이커리 카페 등의 편법적인 가업상속공제 논란과 비교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직접 제조·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음식점업 등은 공제 대상에 남아 있지만 숙박과 식음료, 연회 등을 제공하는 관광호텔은 일괄적으로 제외됐다는 것이다.

호텔업의 높은 부동산 자산 비중만으로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도 논란이 있다. 관광호텔은 객실뿐 아니라 식음료와 연회, 컨벤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당한 고용을 수반하는 만큼 단순 부동산 보유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고용 유발 인원은 관광호텔업이 7.464명으로 제조업 4.683명보다 높다. 지방 관광호텔의 경우 지역 식재료 소비와 주변 상권 등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정적인 경영 승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관광업계는 관광호텔업을 공제 대상 업종에 다시 포함해 개별 기업이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설되는 가업상속공제심사위원회에서 실제 경영 여부와 경영 기간 등을 따져 공제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도 호텔업의 산업적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호텔이 부동산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제외된 것으로 보이지만 호텔 부동산은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며 "호텔업이 그동안 관광산업에 기여한 바가 큰 만큼 가업 승계가 제대로 이뤄져 관광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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