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저임금 6000원대로 인상? 글로벌 트렌드 조사한다

세종=박재범 기자, 세종=정진우 기자, 세종=우경희 기자
2015.03.19 06:00

정부, 전세계 32개국 최저임금 최신현황 자료요청...경상성장률과 기초자료로 활용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가 전 세계 주요국 최저임금 조사에 착수했다. 글로벌 최저임금 트렌드를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2016년도 최저임금 산정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달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최저임금 산정 작업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18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최근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호주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18개 나라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대만, 러시아 등 14개국 등 모두 32개 나라에 파견된 재외공관에 각 나라 최저임금 최신자료를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심의를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주요 나라의 최저임금을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최저임금결정 방식의 합리적 개선 방안과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 등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 국제협력담당관과 최저임금위원회 사무국은 이달 말까지 각 나라의 최신 최저임금 현황 자료를 수집, 새로운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는 다음달 23일까지 1차 현황을 분석할 방침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우리나라에 적용할 최저임금 산정 작업에 돌입한다. 오는 6월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할 예정인데, 각 나라별 최저임금 수준과 인상률을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노사정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임금보고서를 보면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연간 환산 최저임금액은 1만2038달러로 OECD 25개 회원국 가운데 14위를 기록했다. 호주(3만839달러)가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2만9717달러), 네덜란드(2만5285달러), 벨기에(2만4846달러), 아일랜드(2만3889달러)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보다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들이 대부분 상여금,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키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더 높아질 개연성이 크다는 게 노사정위원회 안팎의 시각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도 최저임금 인상을 정책 목표로 정했을 정도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예년 수준을 뛰어 넘는 인상폭이 점쳐진다. 올해 최저임금 5580원은 지난해보다 370원(7.1%) 오른 수준인데, 2년 연속 7%대 인상을 통해 최저임금이 5500원을 넘어섰다. 역대 추이를 분석해보면 사용자측은 이번에도 동결(5580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측에선 30%가 넘는 7000원선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달 최저임금위원회가 구성되면 서로의 안을 놓고 2개월간 협의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이 중재 역할을 하면서 접점을 찾는다. 최 부총리가 예년 수준(7%)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언급했기 때문에, 정부에서 선임한 공익위원들이 8~10%안팎의 인상 수준(6000~6100원)에서 정할 공산이 크다.

문제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물가도 바닥을 기는 등 각종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중재안을 내놓을때 해외 최저임금 사례와 더불어 활용하는 게 △물가 △경제성장률 △소득분배개선치 등 경제지표다. 이들 지표의 수치를 더한 값을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할 때 기준선으로 활용한다. 올해 물가는 1%대를 뚫고 내려가 0%대를 기록 중이고, 경제성장률도 3% 중반에서 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소득분배개선치도 3%를 밑도는 등 모두 합쳐봐야 7%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각에서 최 부총리가 강조한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률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을 제기하는 이유다.

결국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산정 근거로 활용할 각종 지표에 어느정도 가중치를 둘지가 관건인 셈이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은 노측이든 사측이든 어느 한쪽의 입장만 반영해서 정할 수 없다"며 "해외사례와 경제지표도 중요하지만 노사공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통해 가장 적정한 수준의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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