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조작국 누명을 벗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과의 통상 문제도 걸려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 될 전망이다.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 미국 등과 외환시장 개입 자료를 공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구체적인 공개 방식을 검토할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다. 상당수 국가들은 일정 시차를 두고 개입 내용을 공개한다. 투기 세력이 악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도 비슷한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미세조정)을 원칙으로 한다. 당국은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긴다. 급격한 쏠림이 있을 때만 개입한다.
정부는 1962년 외환시장 개설 이후 개입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IMF와 미국은 수시로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이 자국의 수출에 유리하도록 환율을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IMF는 한국 관련 보고서를 낼 때마다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더욱 직접적인 압박은 미국 재무부가 매년 4월과 10월에 발표하는 환율보고서다. 환율보고서에는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가 담긴다.
한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요건 3개 중 2개에 해당하는 '관찰대상국'이다. 유일하게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게 '일방향적 시장개입'이다. 환율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이 요건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환율보고서에도 "한국은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등 압박했다. 정부는 환율조작국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외환시장 개역 내역 공개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IMF와 환율문제의 투명성에 대해 협의해왔고 실무책임자가 빠른 시일 내에 IMF와 협의할 계획이 있다"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