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한다던 경유세 인상 검토…기재부 "미먼 때문에"

세종=박준식 기자
2019.03.06 17:31

재정특위 권고 거부하던 기재부 '대통령 미세먼지 특단대책 주문'에 유류세 인하만료, 추경과 함께 내부 검토 시작

수도권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째 이어지고 있는 6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완강히 버티던 경유세 인상 권유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미세먼지가 재난 수준에 가깝다"며 "가능한 모든 대책을 총동원하라"고 주문한 이후 기재부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6일 이호승 기재부 1차관은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를 하면서 경유세 인상 질문에 "현 시점에서 정부 방침을 정확히 말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특단을 요구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기재부는 "경유세를 올릴 경유 배달 차량과 용달, 화물트럭 운전사 등 300만명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키우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며 인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왔다.

하지만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 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7일 경유세 인상 권고 내용을 담은 '재정개혁보고서'를 내놓으면서부터 전방위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재정특위 강병구 위원장은 "에너지원마다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며 경유세 인상을 권고했다. 특위는 현재 휘발유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올려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차를 줄이라고 했다.

이호승 차관은 이날 경유세 인상 요구에 대해 "당초 100대 85 수준이던 휘발유와 경유 가격차이가 지난해 시작한 한시적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가격이 더 떨어져 100대 90 이상으로 좁혀졌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검토하면서 유류간 가격조정 검토를 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정부 방침을 말한 단계는 아니지만 경유세 조정은 미세먼지 이슈와 관련해 검토 대상"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정부는 5월 이후 한시적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도 연장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인하 계획 연장 질문에 대해 "인하 당시 유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던 상황이고 그 이후로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0불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소 오른 상태"라며 "5월에 상황을 봐서 그때 사정에 맞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경유세를 조정한다면 5월 유류세 인하 기간 만료와 세제개편안 시기에 맞춰 종합적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발언한 '미세먼지 관련 추가경정예산 책정'에 대해서 이호승 차관은 "대통령 언급에 따라 '추경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수단'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추경은) 구체적인 향후 협의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변했다. 미세먼지가 실제로 연이어 이어지면서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예산책정만으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려운 만큼 국가 예산을 어디에 얼마나 책정해야 할지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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