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모든 상장주식 거래 양도차익에 세금을 부과한다. 증세 논란을 우려, 현행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할 전망이다. 가상화폐 거래 양도차익에도 세금을 매기고, 액상 전자담배 세금은 일반 담배 수준으로 높인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개정안’을 다음 달 말 발표할 계획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개세주의’ 원칙을 반영해 주식 양도세를 전면 확대한다. 현재는 지분율 1% 또는 종목별 보유액 10억원 이상인, 이른바 대주주의 주식 거래에만 양도세를 부과한다. 소액투자자는 이익·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매매금액의 0.25%에 달하는 증권거래세를 내고 있다.
앞으로는 주식거래 관련 이익·손실이 있는 경우 이를 1년 단위로 끊어 합산해 총량이 이익일 때 양도세를 매길 계획이다. 내년에 기존 대주주 양도세 대상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조정해 대상을 넓히고, 2023년부터는 대상을 소액 개인투자자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이런 개편이 소액투자자에 대한 증세로 오인될 우려를 고려,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인하를 검토 중이다. 다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부족해진 세수를 증권거래세가 일부 보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당장 인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증권거래세는 연평균 5조원 가량 걷히는데, 올해는 동학개미운동 영향으로 규모가 10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재부는 이달 발표가 예정된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에 이런 내용을 담고, 일부를 올해 세법개정안에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세법개정안에는 가상화폐 거래 과세 방안도 담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 문제도 이제까진 논의만 했지만 오는 7월 과세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워서 (세법개정안에) 포함시켜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재부는 가상화폐 거래에 매길 세금으로 ‘양도소득세’와 ‘기타소득세’를 두고 고민 중인데, 양도소득세 부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월 가상화폐거래소가 이용자 거래 내역을 기록·보관·보고하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가상화폐 거래 차익 파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구글처럼 한 국가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는 다국적 IT 기업 등에 부과하는 ‘디지털세’ 부과도 검토 중이지만,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담기지 않을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말까지 마련하기로 한 디지털세 합의안을 일단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한국이 다국적기업으로부터 걷을 디지털세 뿐 아니라, 삼성·현대차 등 한국 기업이 해외에 낼 부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법개정안에는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된다. 기재부 연구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지난달 관련 토론회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개별소비세 등)을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세연구원에 따르면 4500원에 판매되는 담배 한 갑 기준으로 세금은 일반 담배(20개비) 3323원, 궐련형 전자담배(20개비) 3004원, 액상형 전자담배(0.7mL) 1670원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세금을 두 배 가량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지방세연구원이 지적했듯 ‘담배 한 갑’을 0.7mL로 볼지, 0.9mL로 볼지 등 세부기준에 따라 인상폭은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