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은 늘고 부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 평균 부채는 201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다만 고소득층의 자산이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 자산은 감소하는 등 소득 분위별 자산 격차가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가구 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6.5% 증가하며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니계수 등 주요 분배 지표도 전년 대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022만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시행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가구 자산이 감소한 지 1년 만에 증가 전환했다.
자산 증감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자산(비중 24.8%)은 1억3378만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었다. 금융자산을 구성하는 저축액이 9.8%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부동산이 대부분(비중 71.5%)을 차지하는 실물자산은 1년 전보다 1.3% 증가했다.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보유액 증가(4.4% 증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득 분위별로는 차이가 나타났다. 실제 고소득층인 5분위(상위 20%)와 4분위(상위 21~40%)의 평균 자산이 각각 전년 대비 5.4%, 2.7% 증가했다. 반면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21~40%), 3분위(상위 41~60%) 등 자산은 각각 2%, 0.7%, 2.1% 감소했다.
박은영 통계청 고용복지과장은 "소득 4, 5분위에서 거주주택 외 부동산 자산이 많이 늘었다"며 "높은 소득 분위에서 자산을 확보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9128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9186만원)보다 0.6% 감소했다. 가구 평균 부채가 줄어든 건 2012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전체 가구 중 금융부채가 상대적으로 적은 60대 이상 가구와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구 부채 감소를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부채는 전년보다 0.8%(6694만원→6637만원) 줄었다. 고금리 여파로 빚을 내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기보다는 여윳돈이 있으면 대출을 갚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대보증금은 2492만원에서 2491만원으로 0.1% 줄었다.
자산은 늘고 부채는 줄면서 순자산(자산-부채)은 4억4894만원으로 지난해(4억3540만원) 대비 3.1% 늘었다.
2023년 기준 가구의 평균 소득은 7185만원으로 2022년(6762만원) 보다 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가구소득 중 근로소득은 4637만원으로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사업소득은 1272만원으로 같은 기간 5.5% 늘었다.
소득 수준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5분위 가구 소득은 1억6602만원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다. 1분위도 평균소득이 전년 대비 7.1% 증가했지만 1505만원에 머물러 5분위 소득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세금·공적연금·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1321만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이자비용은 5.3%(260만원) 증가했다.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5864만원으로 전년(5482만원) 대비 7% 늘었다.
소득 분배는 대체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3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02로 전년 대비 0.001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계층 간 소득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값이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의미다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5.72배로 전년에 비해 0.04배p(포인트) 감소했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상대적 빈곤율은 14.9%로 전년과 같았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COVID-19) 지원금 소멸에도 근로·사업 소득 증가, 약자복지 확충 등으로 1분위 소득이 증가하며 주요 분배지표가 개선됐따"며 "소득·분배가 지속 개선되고 민생 현장의 어려움이 완화될 수 있도록 고용·약자복지 확충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