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정에 없던 판촉행사로 하청업체 울린 쿠팡, 제재 대신 '30억 상생안'

세종=박광범 기자
2025.09.10 12:00
경기 부천시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쿠팡 배송 차량이 보이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약정에 없는 PB(자체 브랜드) 상품 판촉행사를 열며 공급단가를 인하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쿠팡 및 씨피엘비(이하 쿠팡)가 제재 대신 자진 시정방안을 마련한다.

쿠팡은 앞으로 수급사업자와 판촉행사를 사전에 협의하고 판촉비용 분담비율(쿠팡측 최소 50%이상 부담)을 합의서에 명시한다. 또 PB상품 개발과 납품 관련 비용 지원, 홍보 지원, 판로 개척 등에 최소 30억원을 투입한다.

공정위는 쿠팡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 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그동안 쿠팡이 PB상품 관련해 수급사업자에게 기명날인이 없는 발주서면을 교부한 행위와 94개 수급사업자에 약정 없는 판촉행사를 하며 공급단가를 낮춘 혐의를 조사해왔다.

쿠팡은 이 과정에서 공정위와 법적 판단을 다투기보다 하도급거래 질서 개선 및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지난 3월 공정위에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쿠팡은 자진시정안에 △계약서 및 발주서 서명 또는 기명날인 절차 구비 △신규 PB상품 주문시 최소 생산요청수량 및 리드타임(발주요청부터 판매개시일까지의 소요기간)의 상품별 합의서 명시 △판촉행사 사전 협의 및 판촉비용 분담비율(쿠팡 측이 최소 50% 이상 부담) 합의서 명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쿠팡은 여기에 최소 30억원 규모의 상생방안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PB상품 개발 및 납품 관련 비용 지원 △할인쿠폰 발급과 온라인 광고 지원 △박람회 참가 등 오프라인 홍보 지원 △우수 수급사업자 인센티브 △PB상품 개발 컨설팅과 판로 개척 지원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쿠팡은 수급사업자의 고충과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인 '정기협의회' 구성 방안도 내놓았다.

공정위는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 및 수급사업자 보호 효과와 시정방안 이행 비용의 예상되는 제재 수준과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쿠팡 등과 함께 시정방안을 구체화해 잠정 동의의결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위원회에 상정해 인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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