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경기전망 씻어낸 '소비'… 지속성이 변수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최민경 기자
2025.11.10 04:10

정부도 국책연구기관도 달라진 경기진단, 왜?
3분기 GDP 발표 이후 '개선세' '빠른 회복세' 긍정적 표현
소비쿠폰 등 적극적 재정·반도체 호황 효과… 낙관은 일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성장세의 빠른 회복을 최근 언급하고 한국은행과 정부가 연간 1%대 성장률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은 것이다.

국내 실질 GDP 성장률 추이.

이처럼 최근 대내외적으로 한국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온도 차가 달라진 가장 큰 요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소비쿠폰 등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에 따른 소비 개선세와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수출선방 등의 요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지속성 여부는 변수로 남아 있다.

9일 경제동향을 발표한 KDI는 11월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와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는 "건설업 위축으로 낮은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힌 지난달보다 긍정적인 인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경기개선'이라는 표현이 모처럼 등장했다는 점에서 KDI의 달라진 경기인식을 볼 수 있다. 정부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행사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성장세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올해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연간 성장률이 1%대 이하로 내려간 건 2009년(0.8%)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0.7%)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밖에 없었다. 그만큼 올해 전망은 잿빛이었다. 당시로선 내수부진, 미국과의 관세협상 등 악재가 가득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올해 3분기 GDP(국내총생산)를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3분기 GDP는 전 분기 대비 1.2% 성장했다. 한은의 전망치(1.1%)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전반적인 지표 자체가 희망적으로 나왔다. 기재부는 '새 정부의 온전한 첫 경제성적표'라며 3분기 성장률에 의미를 부여했다.

3분기 GDP 성장세를 주도한 것도 소비 등 내수였다. 민간소비는 3년 만에 최대치인 1.3% 증가했다. 건설투자(-0.1%)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성장기여도가 0.0%포인트(P)로 그동안의 성장률을 갉아먹던 역할에서 벗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는 3분기 성장률이 공개된 후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1%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다.

해외 주요 IB(투자은행)들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8개 해외 IB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다. 이는 지난달보다 0.1%P 상향된 수치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는다. 최근 경기 개선세가 재정투입에 따른 소비개선, 반도체 호황에 따른 효과 등에 기인해서다. KDI는 "한미 무역협정 진전, 미중 무역긴장 완화 등 통상 여건이 일부 개선됐으나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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