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은 고준위방폐물 '간극'…주민 접점으로 넓힌다

세종=조규희 기자
2025.11.20 14:30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2층 회의실에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련 순회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2025.11.20. /사진=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50년 넘게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혜택을 누려왔지만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장소는 여전히 없다. 핵심 과제는 '수용성'이다. 결국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은 이 간극을 좁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일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이 실시한 '2025년 에너지 국민인식조사'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개념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한 국민은 45.3%에 불과했다. 향후 관리의 '안전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은 60.5%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부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2050년 중간저장, 2060년 처분시설 운영 목표가 법제화됐다. 그러나 국민적 이해와 지역 기반의 신뢰 없이는 실질적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단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논의를 한 자리에서 풀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련 순회토론회'를 준비했다. 첫 일정은 광주에서 시작됐다.

강문자 전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회장은 지난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핀란드, 스웨덴, 프랑스 등 고준위 심층처분 선진국의 사례를 소개하며 "정책 일관성, 장기계획, 주민 신뢰 구축이 고준위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핀란드 온칼로 심층처분장을 건설 중인 포시바(Posiva)는 40년 넘는 공론화 끝에 세계 최초의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 스웨덴도 주민과의 장기간 합의 과정을 거쳐 건설 허가를 확보했다.

정주용 한국교통대 교수는 "부지선정 과정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신뢰의 문제"라며 "부지조사–심층조사–부지확정의 각 단계에서 이해관계자와의 숙의 과정이 필수적이며 지원정책 또한 보상 중심에서 참여 기반의 지역발전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주민이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정책 공동설계자'로 참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게 이날 토론에 참여한 패널의 공통된 의견이다. 재단은 광주를 시작으로 대전, 부산, 서울 등 전국 순회토론회를 이어가며 국민 이해 제고와 지역 거버넌스 기반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주수 재단 대표이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함께 사실 기반으로 이해하고 논의해야 할 국가적 과제"라며 "재단은 과학적 정보에 기반한 소통의 장을 만들고, 지역 주민 등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투명한 소통 구조를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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