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의 특권으로 지적돼온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 관행이 깨진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며 억대 연봉을 추가로 받아왔으나 논란이 커지자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지준섭 농협중앙회 전무이사와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정식 농민신문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난다.
강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회장이 관례에 따라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내려놓고 농협재단 이사장직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앞으로 인사와 경영 전반은 사업전담대표이사에게 맡기고 본연의 책무인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 권익 증진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지난 8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 특별감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강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며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을 추가로 수령했다. 농민신문사에서 퇴직할 때는 수억원의 퇴직금도 따로 받는다.
이를 두고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24년 국정감사에서도 성과급까지 합한 강 회장의 연봉이 8억원에 달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지준섭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부회장)와 여영현 농협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정식 농민신문 대표(사장)도 사임한다. 강 회장은 "이번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전무이사와 상호금융 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황제출장' 논란이 일었던 규정도 손질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 중간 결과에서 강 회장이 5차례 해외 출장에서 숙박비 상한(250달러·36만원)을 초과했다고 발표했다.
농협중앙회장은 해외출장시 숙박비는 250달러로 상한선으로 하되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실비를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사유를 명시하지 않은 채 숙박비를 1박당 50만원~186만원을 초과 집행해 논란이 일었다.
강 회장은 "해외 출장 시 일일 숙박비 250달러를 초과해 집행된 비용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특히 관련 비용은 전액 환입 조치하고 앞으로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현실에 맞게 제도와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가 위원장을 맡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구조 개혁에도 착수한다. 농식품부가 구성하는 농협개혁추진단과도 긴밀히 협력한다.
강 회장은 "감사 중간결과 발표 이후 국민과 농업인으로부터 엄중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단순한 위기 수습이 아니라 농협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