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미국산 소고기 관세가 철폐됐지만 시장 반응은 잠잠하다. 현지 공급 부족과 고환율이 관세 인하 효과를 상쇄해서다. 반면 감귤 등 일부 품목은 수입 확대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시장에서의 가격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전날 미국산 수입 소고기 갈비(100g·냉동) 소비자가격은 4375원으로 전년(4408원)과 비교해 0.75% 하락했다. 평년(4045원)보다는 8.2% 높게 집계됐다.
이달부터 미국산 소고기 관세 0%가 적용되지만 가격 하락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당시 37.3%에 달했던 미국산 소고기 관세는 매년 2.6%포인트(p)씩 인하돼 철폐됐다. 지난해까지 미국산 소고기에 적용된 관세율은 1.2∼4.8%였다.
당장 현지 수급 상황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 작년 초 미국의 소 사육두수는 70여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줄어드는 등 공급이 현저히 감소했다. 가뭄과 혹한, 사룟값 급등으로 사육두수가 줄었고 도축 물량 축소로 이어졌다.
고환율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린 것 또한 주요 변수가 됐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소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 올랐다.
하지만 일부 품목의 상황은 소고기와 달리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치즈·신선란·땅콩·고추·마늘·양파·감귤 등 총 45개 미국산 농축산물 품목이 올해부터 무관세로 수입된다.
감귤의 경우 가격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귤의 관세율은 2023년 28.8%, 2024년 19.2%, 지난해 9.5%를 끝으로 전면 철폐됐다. 한미 FTA 발효 당시엔 관세율이 144%에 달했다.
수입량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산 감귤인 만다린 국내 수입량은 2022년 529톤(t)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8월까지 7619t까지 급증했다. 올해 수입량은 1만6000t 작년보다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한라봉·천혜향 등 만감류와 출하 시기가 겹치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만다린 수입 물량의 70%가 3~4월에 집중되는데 이 때는 만감류의 주출하 시기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만감류가 만다린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소고기는 관세가 오랜 기간 단계적으로 낮아져 무관세 효과가 가격에 크게 반영되기 어려운데다 미국 현지 공급 감소와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감귤처럼 관세 인하 폭이 크고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은 국내 출하 시기와 겹칠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수급 동향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