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와 공중보건 강화를 명분으로 의약품·원료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맺은 한미 관세합의에 따라 최악의 상황은 면하며 주요 경쟁국 대비 동등하거나 유리한 조건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현지시간 2일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특허 의약품 및 원료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특정 대기업의 경우 오는 7월 31일부터, 그 외 기업은 9월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다만 한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등 미국과 무역합의를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된 의약품에는 15%의 관세가 적용된다. 영국산 의약품은 이보다 더 낮은 관세를 적용받는다.
이번 조치에서 한국산 의약품에 15% 관세가 책정된 것은 정부의 선제적 대응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4일 체결된 '한미 관세합의'를 통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232조 관세가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미측과 합의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기존 한미 간 관세합의에 따라 부과된 것으로 주요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 적용됐다"고 평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력 수출 품목인 제네릭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는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돼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 정부는 해당 품목들에 대해 1년간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추후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수출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기 위한 예외 규정도 마련됐다. 기업이 미 보건복지부(HHS)와 가격 협정을 체결하고 상무부(DOC)와 미국 내 생산 협정을 동시에 맺을 경우, 2029년 1월 20일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무부와 생산 협정만 체결할 시에는 20%의 관세가 적용된다.
정부는 향후 미측의 관세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계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무역법 301조 등 추가적인 후속 관세 조치에 대해서도 기존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와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 확보라는 원칙 하에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