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토지 상속세는 0원?…국세청은 왜 대형 베이커리를 주목했나

세종=오세중 기자
2026.01.25 15:05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내 베이커리에서 직원이 빵을 포장하는 모습. 기사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최근 대형 베이커리카페는 왜 편법 증여 경로로 의심을 받고 있을까. 300억원 토지를 어떻게 상속세 한 푼도 내지 않고 자녀에게 되물림할 수 있을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형 카페와 기업형 베이커리 등이 편법 상속과 증여에 활용되고 있다며 관련 문제를 지적했다.

대형 베이커리의 급증과 편법 증여 의혹에 핵심에는 가업상속공제 규정이 있다. 가업상속공제의 빈틈을 잘만 이용하면 편법 증여가 가능하기에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례로 서울 근교의 300억원 상당 토지를 외동 자녀에게 그대로 상속하는 경우 136억원 이상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또 일반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토지를 증여하면 최대 50%까지 증여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다 상속하고 자녀가 5년(사후관리기간)만 유지하면 가업상속공제 300억원이 적용돼 상속세가 0원이 된다.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베이커리카페가 상속세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원래 가업상속공제는 거주자인 피상속인이 생전에 10년 이상 영위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정상적으로 승계한 경우에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공제를 해 가업승계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제도다.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피상속인의 가업영위기간이 10년 미만이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10년 이상 ~ 20년 미만은 300억원, 20년 이상 ~ 30년 미만은 400억원, 30년 이상은 600억원까지 공제된다.

대상은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해 경영한 중소기업 또는 중견기업으로서 상증령 별표에 따른 업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에 대상 업종을 제시하고 있는데 가업상공제가 적용되는 대표 업종은 음식점, 제과점, 유치원, 병원 등이다. 커피전문점, 주점, 노래방, 복권판매점들은 가업상속공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제과점인 베이커리카페가 늘어난 이유도 이것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를 대물림 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적용업종이라는 빈틈을 파고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커피전문점과 달리 베이커리카페는 제과라는 대대로 물려오는 기술을 전수받는 다는 측면에서 가업상속공제 적용업종으로 분류된 것"이라며 "이를 이용해 편법 증여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이번 운영 실태 조사를 통해 개선안을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국세청은 베이커리카페인(제과점업)으로 사업자등록은 했으나 실제 제과시설 없이 소량의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고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높아 사실상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는 지 등을 확인한다.

또 업장 부수토지 내 전원주택이 소재해 사업장 부수토지 일부가 사업용 자산으로 쓰이고 있는 지, 다른 사업을 하는 부모가 베이커리카페의 실제 사업주인지 등의 대형 베이커리카페 실태를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업상속공제 악용은) 중소·중견기업의 노하우와 기술 승계를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의 취지에도 조세 정의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운영 실태 원점에서 점검하는 동시에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현황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창업자금 증여나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사례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에는 별도 계획에 따라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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