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띄운 설탕 부담금 어떻게 걷나…담배처럼 '숨은 조세'로?

세종=김온유 기자
2026.01.28 15:51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 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8.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세'를 부담금 형태로 걷겠다고 한 데는 세금 인상이라는 부담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제를 손보는 것보다 정부 부담이 적다는 의미다. 다만 부담금은 사실상 준조세 성격으로 굳어져 '숨은 조세'로 불린다.

28일 기획예산처와 국회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설탕세 관련 법안을 검토 중이다. 2021년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당류가 들어간 음료를 제조·가공·수입하는 회사에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간 국회가 관련 법안에 공을 들인 데는 설탕세 도입으로 당류 섭취율과 비만율을 개선해야 한다는데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의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의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OECD가 대한민국의 고도 비만율이 2030년에 약 9%(2016년 5.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설탕 섭취 억제에 대한 당위성도 확보된 분위기다.

다만 구체적인 설탕세 도입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적었다. 설탕세 대신 '설탕 부담금'이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담배에 붙는 부담금과 동일한 방식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은 1995년에 시행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국민건강증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확보·지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과거 담배사업자의 부담금과 의료보험자 부담금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현재는 담배부담금만 남았다. 궐련 20개비당 841원,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 1ml당 525원씩 부과되고 있다. 담배 부담금과 동일하게 설탕 부담금을 걷으려면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야 한다.

설탕세도 이같은 부담금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이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언급했는데, 실제 국민건강증진법에 국민건강증진기금 사용 사업으로 '공공보건의료 및 건강증진을 위한 시설·장비의 확충' 등이 명시돼 있다. 설탕 부담금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단 의미다.

세제 개편으로 설탕세를 신설하는 것보단 조세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도 있다. 세목을 신설하는 것과 분담금을 신설하는 것의 인식 차는 크다. 준조세 성격으로 재원마련을 할 수 있는 부담금이 '숨은 조세'로 불리는 이유다. 물론 부담금 방식을 택해도 물가 상승과 특별 산업군을 겨냥한 과세라는 이유로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제 개편이 아닌 만큼 세금 인상이란 인식을 희석시킬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도 설탕세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되긴 했다"면서 "대통령께서 이런 여론이 있다고 화두를 던지셨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입안할지에 대해 관계부처와 상의해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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